코스피 지수가 급등하고 있지만 대형 증권사들 주가는 동반급락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대규모 증자 소식에 경쟁사들의 추가 유상증자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8일 오전 9시 1분 현재 대우증권은 전날보다 2050원(14.91%) 내린 1만1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한가 매도잔량이 130만주 넘게 쌓여있다.

주주 배정 공모 방식으로 연내 5000억~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진 우리투자증권도 10% 가량 급락하고 있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 주가도 대규모 증자 우려에 동반 급락세다.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국금융지주 등은 3~4%대 급락세다.

대우증권은 전날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선도적 대응을 위해 글로벌 투자은행(IB)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조 4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공모 예정가액은 1만250원이며, 우리사주조합에 19.03%를 우선배정하고, 보통주와 우선주 주주들은 구주 1주당 신주 0.5598주를 배정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대우증권의 대규모 증자에 대해 주가 희석이 상당하고 자본 효율성이 낮다며 우려하고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당순자산가치(BPS)가 9.6% 감소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3%포인트, 주당순이익(EPS)이 40.1% 줄어들 것"이라며 "과연 1조4000억원 대규모 증자가 필요했는가에 대한 시장 설득력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측이 밝힌 자금 사용 목적에서 투하자본이익률(ROIC)을 가시적으로 제시할 항목은 불투명하며 과잉 증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금리 및 수수료 합리화 등 증권산업의 ROE가 추가로 하향 재조정될 이슈가 아직 남아 있는 가운데 자기자본투자(PI) 및 프라임브로커 산업의 초기 수익성만으로 ROE를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경쟁 증권사의 대규모 유상증자 가능성도 확대돼 증권산업의 ROE를 추가로 하향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