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로운 슈퍼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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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통해 한국 여성들에게 과도한 짐을 지우고 있는 사회적인 요인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한국 여성들이 ‘올바른 짝’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데 스스로 필요 이상의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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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의 결혼율 감소 추세를 심층적으로 다룬 ‘아시아의 외로운 슈퍼우먼(Asia’s Lonely Hearts)’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아시아에서의 결혼율 감소는 젊은 세대들이 결혼 자체를 늦추고 있는 현상과 여성들의 성공적인 사회 진출로 신분과 소득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과 가치관이 변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한국·일본·대만·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선진국들의 평균 결혼연령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으며 여성은 29~30세에 이른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아시아 여성의 결혼연령은 단순히 높아졌다는 것뿐만 아니라 이 수치는 서양의 평균 결혼연령보다 높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미국 여성의 평균 결혼연령은 26세다. 이 현상을 좀 더 깊이 살펴보면 동서양 할 것 없이 30대 싱글 여성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같지만 아시아는 이러한 싱글 여성들이 ‘결혼’이나 ‘동거’ 경험이 없다는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여성들은 ‘일’과 ‘가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지며 둘 다 선택하면 그에 대한 막중한 책임들만 지게 된다. 앞서 소개한 이코노미스트 기사에서는 일본 여성이 일과 가족을 모두 선택하면 직장에서 주 40시간의 일을 하고 집에서 추가로 주 30시간의 일을 더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일본의 기혼 남성이 집에서 추가로 일하는 주 3시간의 10배에 달한다.
서양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이러한 일들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한국 여성들은 일을 하면서 가사를 책임지고 있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열성적인 ‘자녀 교육’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가족을 위한 봉사자와 관리자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한국에서 살면서 ‘모 아니면 도’라는 논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느낀다. 만약 성공하고 싶다면 가족과 자녀들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글을 통해 한국 여성들에게 과도한 짐을 지우고 있는 사회적인 요인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한국 여성들이 ‘올바른 짝’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데 스스로 필요 이상의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나는 친구들과 동료들로부터 ‘올바른 짝’을 찾아야 하는 이유와 그들이 말하는 소위 ‘스펙’에 대한 많은 의견을 들은 바 있다. 그들이 말하는 ‘올바른 짝’의 기준에는 직업·소득수준·집안배경·학력·취미까지 포함돼 있으며 일부 여성들은 이러한 기준이 충족돼야 첫 만남을 고려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시아 여성들, 특히 한국 여성들은 결혼을 거부하고 있다기보다 일과 가족에 대해 자신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상대를 찾고 있다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다.
미래 한국에서는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여러 요인들에 의해 달라질 것이다.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남녀가 함께 가족을 돌볼 수 있게 하는, 근본적으로는 남녀가 결혼 문제에서 서두르거나 서로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는 다양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
[ 마가렛 키 ]
버슨-마스텔러코리아 사장
1973년생. 96년 미국 워포드대
영문학·사회학과 졸업.
99년 연세대 국제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99년 현대산업개발 해외재무팀, 현대자동차 해외홍보팀.
2001년 에델만코리아 근무. 2009년 에델만재팬 사장. 2010년 버슨-마스텔러코리아 사장(현).
[ 위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823호 기사입니다 ]
한편으로 한국 여성들이 ‘올바른 짝’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데 스스로 필요 이상의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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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의 결혼율 감소 추세를 심층적으로 다룬 ‘아시아의 외로운 슈퍼우먼(Asia’s Lonely Hearts)’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아시아에서의 결혼율 감소는 젊은 세대들이 결혼 자체를 늦추고 있는 현상과 여성들의 성공적인 사회 진출로 신분과 소득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과 가치관이 변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한국·일본·대만·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선진국들의 평균 결혼연령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으며 여성은 29~30세에 이른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아시아 여성의 결혼연령은 단순히 높아졌다는 것뿐만 아니라 이 수치는 서양의 평균 결혼연령보다 높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미국 여성의 평균 결혼연령은 26세다. 이 현상을 좀 더 깊이 살펴보면 동서양 할 것 없이 30대 싱글 여성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같지만 아시아는 이러한 싱글 여성들이 ‘결혼’이나 ‘동거’ 경험이 없다는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여성들은 ‘일’과 ‘가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지며 둘 다 선택하면 그에 대한 막중한 책임들만 지게 된다. 앞서 소개한 이코노미스트 기사에서는 일본 여성이 일과 가족을 모두 선택하면 직장에서 주 40시간의 일을 하고 집에서 추가로 주 30시간의 일을 더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일본의 기혼 남성이 집에서 추가로 일하는 주 3시간의 10배에 달한다.
서양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이러한 일들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한국 여성들은 일을 하면서 가사를 책임지고 있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열성적인 ‘자녀 교육’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가족을 위한 봉사자와 관리자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한국에서 살면서 ‘모 아니면 도’라는 논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느낀다. 만약 성공하고 싶다면 가족과 자녀들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글을 통해 한국 여성들에게 과도한 짐을 지우고 있는 사회적인 요인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한국 여성들이 ‘올바른 짝’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데 스스로 필요 이상의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나는 친구들과 동료들로부터 ‘올바른 짝’을 찾아야 하는 이유와 그들이 말하는 소위 ‘스펙’에 대한 많은 의견을 들은 바 있다. 그들이 말하는 ‘올바른 짝’의 기준에는 직업·소득수준·집안배경·학력·취미까지 포함돼 있으며 일부 여성들은 이러한 기준이 충족돼야 첫 만남을 고려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시아 여성들, 특히 한국 여성들은 결혼을 거부하고 있다기보다 일과 가족에 대해 자신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상대를 찾고 있다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다.
미래 한국에서는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여러 요인들에 의해 달라질 것이다.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남녀가 함께 가족을 돌볼 수 있게 하는, 근본적으로는 남녀가 결혼 문제에서 서두르거나 서로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는 다양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
[ 마가렛 키 ]
버슨-마스텔러코리아 사장
1973년생. 96년 미국 워포드대
영문학·사회학과 졸업.
99년 연세대 국제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99년 현대산업개발 해외재무팀, 현대자동차 해외홍보팀.
2001년 에델만코리아 근무. 2009년 에델만재팬 사장. 2010년 버슨-마스텔러코리아 사장(현).
[ 위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823호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