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처음처럼'으로 유명한 자회사 롯데주류BG를 내달 1일 합병하기에 앞서 사명 변경을 추진했던 롯데칠성음료가 회사명을 지금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상호 변경을 위해 이달 30일 열기로 했던 임시 주주총회를 최근 취소했다. 이 회사는 주총 취소 결정으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됐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롯데주류BG를 흡수 · 합병키로 한 뒤 사명을 롯데칠성으로 바꾸기로 하고 지난달 이사회 승인까지 거쳤다. '음료'라는 회사 이름이 주류 부문까지 아우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랬던 롯데칠성음료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감수하면서까지 지금의 사명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먼저 주류도 큰 틀에서는 음료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판단을 다시 내렸다"며 "영문명인 'Lotte Chilsung Beverage'에서 'Beverage'도 물과 음료뿐만 아니라 주류도 포함한다는 유권해석을 얻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1974년부터 40년 가까이 사용해온 롯데칠성음료라는 사명의 전통을 계속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롯데칠성음료가 롯데주류BG를 합병하면 올해 매출이 1조9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1조3017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조4500억원,지난해 4040억원이었던 롯데주류BG는 올해 4500억원대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내년엔 매출 2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를 중심으로 다양한 음료 제품과 위스키인 '스카치블루' 등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주류BG는 국내 소주 2위 브랜드인 '처음처럼'과 청주 등을 만들어 팔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