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이후 시장의 관심은 다시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된 중요 이벤트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여있다는 분석이 제기될 정도로 위기에 빠져있다. 15일 예정된 이탈리아 국채만기(220억유로) 도래도 중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의 이탈리아 국채매입 가능성이 나오며 성공적인 발행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15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와 29일 독일 연방회의 등 굵직한 이벤트들도 예정돼 있다. EU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집행에 대한 해법이 논의되고, 독일 연방회의에서는 유로 재정안정기금 개혁안이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융불안 여파가 남아있어 한두달 정도는 경제지표에서 좋아지는 변화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집중해야 할 것은 유럽 신용 경색과 관련된 이슈"라고 진단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그리스의 2년 만기 국채금리가 50%를 넘어설 정도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며 "그만큼 유로존 국가들의 행보도 빨라질 수 밖에 없어 18일로 예정된 베를린 지방선거 이후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해법모색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 역시 낮아보이지만 우선은 예단보다 사태 전개에 따른 대응에 주력하는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미국발(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는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을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 있는 행보라는 판단에서다.

이 연구원은 "오바마 정부의 경기 부양책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고용창출 및 가계의 소비심리 개선을 통해 부진한 민간부문의 자생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진행상황에 따라 한두 차례 지수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추가하락 보다는 바닥 다지기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승 추세에 진입하기보다 상단과 하단이 막혀있는 답답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추석연휴 이후 시장흐름은 그 이전의 중기적인 추세와 궤를 같이 했다"며 "현재 시장은 장기적으로 역배열 추세이고 단기적으로 박스권 상황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추석연휴 이후 시장흐름이 뚜렷한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중요한 유럽변수들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주식비중을 늘려 마음 편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