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 TV 시장 재진출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말 철수한 일본 TV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대형 유통 업체와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초 판매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현지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일본 TV 시장에 다시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돌고 있다"며 "4년 만의 재진입이라는 점과 진출 이후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일본의 3위권 내 유통채널 한 곳과 진지하게 협상을 진척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수 직전인 2007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일본 TV 시장 점유율은 0.4%에 불과했다.

일본 전자 시장은 자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워낙 높은데다 양판점 중심의 복잡한 유통체계로 외국 브랜드가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로 유명하다.

삼성전자는 2007년 일본 TV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반도체 등 기업간(B2B) 거래만 진행해 왔으나, 갤럭시S2 출시와 함께 일본에서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이 스마트폰에 이어 TV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일본에 재진출할 경우 이미 지난해 11월 판매를 재개한 LG전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의 본격적인 일본 전자 시장 진입이 가시화되는 셈이다.

이같이 국내 전자 업체들이 일본 시장 진출을 재추진하는 것은 무엇보다 상황이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소니를 필두로 한 '프리미엄 가전 제국' 일본의 아성이 흔들리는 데 반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저가 이미지를 벗고 세계 1위 전자업체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몇년 전과 달리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세계 시장 1위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선진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을 외면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일본 TV 시장 규모는 1천450만대로, 200여만대에 불과한 한국의 6~7배 수준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TV업체인 삼성전자로서도 일본을 외면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일본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측은 일단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일본 시장 진출설에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이미 철수 경험이 있고, 시장 자체가 특이해 외국 브랜드가 살아남기 힘든 구조"라며 "일본인들의 자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가 워낙 강한데다 유통체계가 복잡해 외국 브랜드가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으며 갤럭시S2도 처음 진출했을 때 쉽겠느냐고 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