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로 KB금융 공익재단의 규모를 1000억원까지 키우겠습니다. "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에선 벌써 1910년대에 록펠러재단이 생기는 등 기업의 사회적 환원이 시작됐는데,우리는 100년이나 늦어진 것"이라고 했다.

어 회장은 "19세기 말 미국에서 노사갈등이 적지 않았지만 기업이나 기업 총수가 출연해 만든 재단이 사회공헌에 적극 나서면서 갈등을 완화할 수 있었는데,한국사회의 갈등구조도 이와 유사하게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KB 전 계열사가 십시일반해 200억원 규모로 조성한 KB금융 공익재단을 앞으로 한국의 대표 공익재단으로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KB의 아이디어맨'답게 "은행이 사회에 이익을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특히 마음을 쓰고 있는 것은 어린이 · 청소년이나 저소득층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교육 사업이다. 어 회장은 "가난한 집에서 자랐다고 해서 금융을 잘 모르면 계층 상승의 사다리를 잃어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금융 · 경제지식을 쌓을 기회를 금융회사가 먼저 제공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의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저소득층 청소년 · 대학생을 선발,집중 지원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 회장은 또 금융회사는 사회적인 공기(公器)인 만큼 금융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쉬워야 하고 기업에도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작년에 기업금융 부문이 적자가 났는데 그만큼 우리의 이익만 생각하지 않고 기업을 도우려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장기분할상환 고정금리 모기지론도 이익 확보보다는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사회에 대한 기여를 먼저 생각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어 회장은 정부에서 하기 어려운 문화사업에 대한 메세나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스위스 UBS나 네덜란드 ING 등은 지역의 주요 미술관을 후원해서 국민들이 풍부하고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누리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 회장은 "주주들이 허락하고,사회적 합의가 조성된다면 KB도 미술관 · 야구장 · 오케스트라 등에 대한 후원이나,최근 한류에 열광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해 소위 '성지순례'를 할 수 있는 K-POP 명소 조성 등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