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산학협력단(TLO)은 학교에서 개발한 '무(無)시멘트 그린 콘크리트' 기술을 2008년부터 이레산업 등 대학 인근 6개 기업에 이전하고 있다. 그동안 선급금으로만 총 10억8000만원을 받았다. 기업들은 해당 기술을 사용해 거두는 매출의 3~5%를 대학에 로열티로 추가 지급한다.

반면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으로 지정한 명신대와 선교청대는 2008년 이후 TLO 실적이 전혀 없다. 대학 재정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TLO의 실적에 따라 대학 판도가 바뀌고 있다. 정부는 대학 재정 건전화를 통해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TLO 운영 등 산학협력을 잘하는 대학 50개를 집중 지원하는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 Leaders in INdustry-university Cooperation)' 육성사업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벌인다.

◆대학과 기업의 '윈-윈' 이끄는 TLO

TLO는 '기술이전→지역산업 발전→로열티 환수→대학 재정 강화→신기술 개발'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대학과 지역 경제가 함께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남대 TLO는 최근 전남 화순에 기반을 둔 토목 구조물업체 동아에스텍과 자본금 80억원 규모의 그린 콘크리트 합작투자회사를 만들기로 계약했다. 전남대는 보유 기술로만 25억원을 현물투자하기로 했다. 한상원 동아에스텍 대표는 "신성장동력을 찾던 중 전남대 기술의 장래성이 높다고 판단해 합작을 결정했다"며 "지역 경제를 일으키는 산학협력의 모범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까지 가세한 산 · 학 · 연 모델을 구축한 영남대 TLO 역시 대표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모델로 꼽힌다. 영남대 TLO는 학교에서 개발한 쌀 품종 '갈색 가바쌀' 기술을 교내 벤처 '자연과 유기농' 영농조합법인에 이전했다.

◆기술 판매 수익 더 늘려야

교과부가 부실대학을 가리기 위해 최근 재정상태를 평가한 국내 185개 대학 TLO의 2010년 운영수익(기업의 매출에 해당) 합계는 총 4조7081억원이다. 이중 정부 용역에 의존하는 '지원금 수익'이 3조5580억원으로 75.6%를 차지했다. 대학 보유 기술을 통해 자생적으로 돈을 버는 '산학협력 수익'은 9989억원으로 21.2%에 그쳤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원금 수익은 교수 개개인의 능력과 인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산학협력 수익은 학교가 보유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세일즈해서 벌어들인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늘어날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 TLO

technology licensing office. 대학이 보유한 기술의 특허를 기업에 팔아 수익을 올리는 기관.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상업화해 재정 건전화에 기여하는 것이 핵심적인 기능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