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스팩, 존립마저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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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팩, 합병상장 무산
상장해도 주가 곤두박질
상장해도 주가 곤두박질
하이투자증권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인 하이제1호스팩이 합병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스팩이 위기를 맞고 있다. 투자자들이 스팩을 외면하면서 스팩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려는 기업도 드문 상황이다. 스팩과 합병해 간신히 우회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제1호스팩은 엠에너지와 합병하려 했으나 한국거래소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다. 스팩이 상장승인을 받지 못한 것은 부국퓨쳐스타즈스팩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거래소는 바이오디젤 사업을 영위하는 엠에너지의 사업성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상장승인을 하지 않았다. 당장은 매출이 일어나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면 버티기 힘들 것이란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하이제1호스팩에서 보듯이 스팩은 위기를 맞고 있다. 대부분 스팩은 합병 대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직접 상장에 비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의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우회상장 요건이 강화되면서 비상장 법인의 자본환원율이 대폭 높아진 게 결정적이다. 자본환원율이 올라가면 피합병 법인의 가치가 낮아지게 돼 합병비율을 산정할 때 비상장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하유미 팩'으로 유명한 제닉도 이런 이유로 교보-KTB스팩과 합병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지난달 직접 상장했다.
어렵게 합병 기업을 찾았다고 해도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쳐 합병이 좌절되는 사례도 있다. 지난달 25일 열린 대신증권그로쓰스팩 주주총회는 썬텔과의 합병안을 부결시켰다.
합병에 성공한 스팩도 웃을 처지는 못된다. HMC스팩1호는 지난달 17일 피합병 기업 화신정공으로 이름을 바꿔 단 뒤부터 주가가 내리막을 걸었다. 변경상장 이후 채 한 달도 안 돼 30%가량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신영스팩1호와 합병한 알톤스포츠도 비슷한 사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스팩은 고사될 것"이라며 "자본환원율 하향조정 등 스팩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제1호스팩은 엠에너지와 합병하려 했으나 한국거래소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다. 스팩이 상장승인을 받지 못한 것은 부국퓨쳐스타즈스팩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거래소는 바이오디젤 사업을 영위하는 엠에너지의 사업성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상장승인을 하지 않았다. 당장은 매출이 일어나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면 버티기 힘들 것이란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하이제1호스팩에서 보듯이 스팩은 위기를 맞고 있다. 대부분 스팩은 합병 대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직접 상장에 비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의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우회상장 요건이 강화되면서 비상장 법인의 자본환원율이 대폭 높아진 게 결정적이다. 자본환원율이 올라가면 피합병 법인의 가치가 낮아지게 돼 합병비율을 산정할 때 비상장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하유미 팩'으로 유명한 제닉도 이런 이유로 교보-KTB스팩과 합병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지난달 직접 상장했다.
어렵게 합병 기업을 찾았다고 해도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쳐 합병이 좌절되는 사례도 있다. 지난달 25일 열린 대신증권그로쓰스팩 주주총회는 썬텔과의 합병안을 부결시켰다.
합병에 성공한 스팩도 웃을 처지는 못된다. HMC스팩1호는 지난달 17일 피합병 기업 화신정공으로 이름을 바꿔 단 뒤부터 주가가 내리막을 걸었다. 변경상장 이후 채 한 달도 안 돼 30%가량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신영스팩1호와 합병한 알톤스포츠도 비슷한 사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스팩은 고사될 것"이라며 "자본환원율 하향조정 등 스팩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