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특별 예대상계와 대출만기 연장 시 원금 일부회수 등을 통해 가계대출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예대상계는 금융회사가 가계에 대출한 돈을 해당 가계의 예 · 적금과 상쇄하는 방식으로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예대상계 목적으로 중도해지한 예 · 적금에는 약정이자가 모두 지급된다.

1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은행들은 특별 예대상계와 만기연장 시 대출금 일부 상환을 고객들에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억제 목표를 맞추기 위해 일부 대출을 거둬들여 신규 대출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한은행은 이번달부터 개인고객들을 대상으로 특별 예대상계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예금만기가 3개월 안에 도래하는 고객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예대상계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건에 맞는 고객에게 연락해 예대상계를 권유하는 것이며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예대상계를 실시하지 않고 있으나 실무적으로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가운데 △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졌다고 판단되거나 △신용등급이 하락한 고객에 대해 원금의 일부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은 부분 상환제를 사실상 실시하고 있다. 만기가 되면 대출금을 갚은 뒤 새로 대출하는 원칙을 적용해 대출금액 일부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이 기존 대출까지 회수하려는 이유는 신규 대출 제한만으로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억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