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로 여객과 화물을 나르는 항공운송업은 실적 측면에서 경기,환율,국제유가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상장 항공운송회사들의 영입이익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올해는 이 같은 외부 요인의 악화 때문에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우선 일본 동북부 대지진과 쓰나미,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로 한국발(發) 일본행 승객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체 국제선 여객 수송 증가율도 작년보다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선진국의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IT 제품 비중이 높은 항공화물 수송이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 마지막으로 국제유가 급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항공사의 영업비용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데,올해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정(政情) 불안과 원유 생산 감소로 유가가 크게 뛰어올랐다. 분기별로 보면 2010년 4분기부터 영업이익 증가율이 둔화했고,지난 2분기에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 4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판단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매출 구성은 국제선 여객이 55.4%,항공화물이 29.7%,국내선 여객이 5%다. 올해 1~8월 국제선 여객 수(공항 기준)는 작년 대비 5.3% 증가했다. 3월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누출 사고로 3월과 4월 국제선 여객 수가 부진했지만 7월과 8월에 각각 9.5%와 7.5% 늘어나며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일본 노선 여객 수는 아직 감소 추세지만 2분기에 비해선 나아진 상태다. 지진 발생 직후인 4월과 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3%와 22.7% 급감했지만,7월과 8월엔 각각 6.6%와 5.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일본 노선이 회복된다면 국제선 여객은 3분기 이후 정상 수준(GDP 증가율의 1.5~2배)의 성장률을 지속할 전망이다.

국내선 여객 부문에서는 저비용 항공사들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1~8월 국내선 여객 수는 작년보다 2.1% 증가했지만,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은 줄었다. 현재 국내선 취항 항공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7곳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저비용 항공사 비중은 2005년 0.1%에서 2010년 35.1%로 5년 만에 35%포인트 증가했다. 국내선 운임을 올리기 어렵다 보니 국내선 여객 수익성은 국제선에 비해 부진하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 항공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노선에서도 저비용 항공사들의 진입이 활발하다. 아직은 경쟁이 치열하지 않지만 한 · 중 · 일 노선에서 저비용 항공사들의 점유율이 10%를 넘어서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견제가 심해지고 경쟁이 격해질 가능성이 크다.

항공화물은 저점을 지나 회복 중이다. 올 1~8월 항공화물은 지난해보다 4.5%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항공화물 경기가 호황이었다. 2009년 하반기 선진국의 IT 수요가 2010년 상반기로 넘어갔고,동계 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리면서 IT 특수가 발생한 덕분이었다.

항공화물은 전자 · 전기 제품이 40%,기계류가 28%,섬유류가 10%를 차지해 IT 수출 증가가 항공화물 증가로 직결된다. 이런 기저효과 때문에 올해 감소 추세를 보였던 항공화물은 지난 5월(-13.1%) 이후 감소율이 떨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라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대규모 경기부양 정책이 나온다면 항공화물 수요는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전반적으로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은 2분기를 저점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원 · 달러 환율 하락,소득 증가,여가 시간 확대로 국제선 여객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항공화물 수요는 회복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여겨지며,제트유 가격 하락으로 인한 연료비 부담 완화로 항공사들의 수익성도 나아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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