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실토실 살찐 쥐들에게 다이어트를 시켰다. 적정 수준으로 체중을 줄이는 데 21일이 걸렸다. 음식량을 예전 수준으로 늘리자 46일 만에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갔다. 같은 쥐들에게 다시 음식을 적게 먹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엔 몸무게가 빠지는 데 40여일이나 걸렸다. 반면 음식량을 늘리자 14일 만에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미국 예일대의 켈리 브라우넬 교수가 한 실험이다.

요요현상이 일어난 거다. 사람도 자기 몸을 유지하도록 하는 체중의 범위가 있다. '현재 체중'의 5~10%를 왔다갔다하는 게 보통이란다. 그 범위를 넘어서는 다이어트가 단기간에 진행되면 몸의 방어시스템이 작동한다.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기면서 이를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 음식을 간절하게 찾게 된다는 얘기다.

비만이 현대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과학저술가 지나 콜라타는 '사상 최고의 다이어트'란 책에서 이미 19세기에 다이어트가 유행했다고 소개한다. 저탄수화물식(食),저단백식,오래씹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었다. 영국 시인 바이런도 다이어트에 몰두했다. 그가 쓴 방법은 하루에 건포도 한 알,브랜디 한 잔,식초에 담근 채소 등을 먹는 식초 다이어트였단다. 반속적(反俗的)인 시인에게 체중조절이 영혼의 치열함 만큼 중요했던 모양이다.

현대의 다이어트 방법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검증되지 않은 것들도 많다. '특제 비누'로 하루 10여차례씩 샤워를 하는 비누다이어트,그림을 보면서 식욕을 억제하는 그림다이어트까지 나왔다. 성분표시조차 없는 정체불명의 약도 많다.

독특한 방법으론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일까. 요즘 미국 일본 등에선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살을 빼는 '니트(NEAT) 다이어트'가 인기란다. 'Non-exercise activity thermogenesis(비운동성 활동 열 생성)'를 뜻하는 니트 다이어트는 간단하다. 지하철에서 서서 가기,할인점에서 카트 대신 바구니 이용하기,움직이면서 통화하기,리모컨 쓰지 않기,계단 이용하기,서서 대화하기 등이다.

니트 연구를 주도하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제임스 레바인 박사는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도 몸속 열량 소비를 20%까지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다이어트라면 귀가 솔깃해지게 마련이지만 비법은 없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유일한 해법이다. 니트 다이어트도 그 중 하나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