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투자대상, 오피스빌딩 이어 쇼핑몰로 다양화
미래에셋맵스의 디큐브시티 인수는 리츠 등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의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동안 주로 투자해온 오피스빌딩이 공급 과잉과 매매가 하락으로 목표 수익률(연 7%대)을 내기 어려워지자 신생 복합쇼핑몰 등으로 매입 대상을 활발하게 확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츠 투자대상 다양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의 초대형 복합쇼핑몰 인수는 예견됐다. 상업시설을 편입하는 리츠가 꾸준하게 설립돼 온 까닭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2분기 영업인가를 받은 8개 리츠 가운데 개발사업에 돈을 대는 리츠는 4개,기존 물건을 편입 · 운용하는 리츠가 4개다. 기존 물건에 투자하는 리츠 중 오피스빌딩을 사들이는 것은 JR6호(강변테크노마트 업무시설)뿐이다. 나머지는 매입 대상이 상업시설 등이다. 앞서 홈플러스할인점,뉴코아아울렛,양재동 하이브랜드 6개층,명동 아마타쇼핑몰 등에 투자하는 리츠도 설립된 바 있다.

리츠가 상업시설 매입을 확대하는 것은 연 7%대의 목표 수익률과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외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대성산업은 미래에셋맵스에 연 7.8%의 수익률과 5년 뒤 매각차익의 44% 분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상권 활성화에 성공하면 임대수익은 물론 매각 차익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CR리츠에 건물을 팔면 매각대금의 절반을 부채 상환 등에 사용해야 하지만 설립이 간단하고 법인세 등 세제 혜택이 있어 수익률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유통 강자 출현 가능성

2000년대 들어 시행사 주도로 테마상가,복합쇼핑몰 등이 많이 지어졌지만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분양 수익만 챙기고 빠져 나가 사후 관리 ·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다. 그러다 보니 테마상가는 법원 경매의 단골 손님이 됐다. 서울 동대문구 경매물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동대문운동장 주변 테마상가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 대형 유통시설에 자금을 투입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성을 보고 개발자금을 대거나 상업시설을 선인수해 주면 자금력이 부족한 개발회사도 운영 · 관리를 통해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어서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최근 교외형 쇼핑몰 개발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며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을 잘 활용하면 뛰어난 기획력을 가진 중견 유통업체나 디벨로퍼들이 유통업계 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