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군자 리더십 참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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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書 리더십' 배웠지만 현실선 쉽지 않아 고민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가 열린 14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 사옥 39층.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로부터 '사서(四書)에 나타난 리더십' 주제의 강의를 듣던 삼성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조선시대 군자 리더십을 수행한 임금이나 지도자가 있었느냐"는 물음도 있었다.
이 교수는 예상한 질문이라는 듯 곧바로 춘추전국시대 얘기를 꺼냈다. 그는 "춘추전국시대에 많은 제후국이 군비 경쟁을 하며 서로 싸웠지만 한편에선 한 국가가 강해지면 그쪽으로 인재가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결국 인재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군자 리더십이며 기업 경영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삼성맨들이 주말 없이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해도 다른 회사로 가지 않는 것은 그만큼 의미와 보람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또 "군자에게 요구되는 핵심 덕목인 어질 인(仁)은 자기계발과 대인관계,책임자 역할 수행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기계발에서 인은 지혜와 인격이며,대인관계의 인은 조화와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설명한 뒤 "책임자 역할에서 인은 덕치이자 솔선수범"이라고 소개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많은 최고경영자가 군자처럼 회사를 경영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