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도울 실탄은 충분…伊·그리스 긴축 액션이 있어야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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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IMF 총재 단독 인터뷰
신흥국 외화자금 넉넉…유로본드 산다면 좋은 일
물렁한 규제로 복귀는 안돼
신흥국 외화자금 넉넉…유로본드 산다면 좋은 일
물렁한 규제로 복귀는 안돼
미국 워싱턴 19번가에 위치한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의 12층 대회의실.트레이드 마크인 은색 단발머리를 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환한 미소를 띠고 들어섰다. 프랑스어 발음과 억양이 녹아있는 영어로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It's a great pleasure to have you)"라고 건넨 그의 인사말은 마른 몸매와는 달리 낮고 굵은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졌다. 단호한 어조로 재정위기를 맞은 유로존 국가들에 수습책 마련을 촉구하다가 밝고 높은 톤으로 인류 전체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등 대화 속으로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재주가 탁월했다.
그는 IMF 구제금융을 받던 신흥국가들이 이제는 유로존 국가들을 도울 때라며 "세계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려면 각국이 공조하면서 과감한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총재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과감한 액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취할 조치는 무엇인가.
"약속한 의무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우선은 재정 건전화를 이뤄야 한다. 이탈리아 상원에서 논의 중인 540억유로 긴축안은 옳은 방향이고 필요한 모든 방안을 담았다고 본다. 유로존이 현재의 재정 위기를 극복하려면 약속을 이행하고 또 이행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다. "
▼그리스가 '질서 있는 디폴트'에 처할 위험은 있다고 보는지.
"IMF는 그리스에 세 개의 지원팀을 파견했다. 그리스 정부가 마련한 조치를 평가하고 지원하는 팀이다. 뭐가,얼마나,어떻게 이행되는지 점검한다. IMF는 유럽중앙은행(ECB) 등과 협력하고 있다.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우리와 약속한 사항을 그리스 정부가 이행할 것이라는 데 아주 희망적이다. (긴축 등의) 완전한 이행이 지난 7월21일 합의한 지원의 전제조건이다. "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신흥국들인 브릭스(BRICs ·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가 외환보유액을 활용,유로존 국가들을 지원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IMF와 브릭스가 원활한 공조를 벌이고 있는 것인가.
"브라질은 물론 예컨대 한국과 같은 신흥국가들에 최근 대규모 외화자금이 유입됐으며,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IMF는 브라질 중국 인도 한국 등과 지속적이며 적극적이고 활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으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만테가 장관이 그런 제안을 했고,IMF에 파견된 브라질 이사가 오늘 이를 확인했다. "
▼중국의 경우 이미 매입에 따른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브릭스가 유로본드를 매입하도록 어떤 신뢰를 줄 수 있나.
"투자자들에게 안정과 확신을 심어주는 것은 내 권한을 벗어나는 일이다. 신흥국가들이 유로본드 매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주 흥미롭다. 재정이 안정적인 독일,영국 국채만 산다면 위험을 감수한다고 할 수 없다. 신흥국가들이 정책 공조를 통해 유로본드 매입에 관심을 갖는다면 사들이는 국채의 범위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매입이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투자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
▼유로존 재정위기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달을 경우 IMF가 지원할 수 있는 실탄은 충분하나.
"충분하다. 추가로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은 약 4000억달러에 이른다.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도 무제한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그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다른 얘기이지만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중앙은행은 물가안정과 경제성장 촉진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통화 완화정책으로 성장해야 한다. 영국 중앙은행,ECB,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완화정책은 좋은 접근 방식이다. "
▼모든 국가가 자국 경제 보호에 나서고 있는데 이러면 세계 경제 불균형은 해소될 수 없는 것 아닌가.
"세계 경제는 상호 의존적이다. 미국에서 일자리가 더 만들어지고 유럽 은행들이 더 안정적이 된다면 신흥국가들의 경제 성장은 더 도움을 받을 것이다. 재정 건전성 문제도 마찬가지다. 선진국 경제가 성장해야 신흥국가 경제도 성장한다. 신흥국가들의 경기 과열이 재정과 통화정책을 통해 적절히 통제돼야 선진국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
▼금융 규제로 은행들의 여신 운용 폭이 더욱 좁아진 것은 아닌지.
"규제는 금융 안정을 이루자는 게 목표다. 과거의 물렁한 규제로 복귀하는 데 반대한다. 투명하고 예측이 가능한 규제와 공고하고 효율적인 감독이 필요하다. "
▼스위스와 일본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통화전쟁을 막을 수 있나.
"난 통화 · 환율정책이 공조만 잘된다면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믿는다. 일본 대지진과 원전피해 때 주요 선진 7개국(G7)에 전화해 공조를 통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던 경험이 있다. 결과는 효과적이었다. 당시 해외에서 복구재원용 엔화가 일본 국내로 대규모 송금되면서 엔화 가치는 안정세를 찾았다. 미리 계획된,공조를 통한 시장 개입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
▼유로존이 형성된 이후를 되돌아본다면.
"탄탄하고 신뢰할 만한 재정,그리고 성장과 일자리에 포커스를 분명히 맞췄어야 했다. 물론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긴축하면서 동시에 어떻게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겠는가. 지금은 단기 성장을 촉진하되 중장기적으로 재정을 건전하게 만들고 재정개혁을 달성해야 한다고 본다. "
인터뷰=김홍열 워싱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그는 IMF 구제금융을 받던 신흥국가들이 이제는 유로존 국가들을 도울 때라며 "세계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려면 각국이 공조하면서 과감한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총재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과감한 액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취할 조치는 무엇인가.
"약속한 의무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우선은 재정 건전화를 이뤄야 한다. 이탈리아 상원에서 논의 중인 540억유로 긴축안은 옳은 방향이고 필요한 모든 방안을 담았다고 본다. 유로존이 현재의 재정 위기를 극복하려면 약속을 이행하고 또 이행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다. "
▼그리스가 '질서 있는 디폴트'에 처할 위험은 있다고 보는지.
"IMF는 그리스에 세 개의 지원팀을 파견했다. 그리스 정부가 마련한 조치를 평가하고 지원하는 팀이다. 뭐가,얼마나,어떻게 이행되는지 점검한다. IMF는 유럽중앙은행(ECB) 등과 협력하고 있다.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우리와 약속한 사항을 그리스 정부가 이행할 것이라는 데 아주 희망적이다. (긴축 등의) 완전한 이행이 지난 7월21일 합의한 지원의 전제조건이다. "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신흥국들인 브릭스(BRICs ·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가 외환보유액을 활용,유로존 국가들을 지원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IMF와 브릭스가 원활한 공조를 벌이고 있는 것인가.
"브라질은 물론 예컨대 한국과 같은 신흥국가들에 최근 대규모 외화자금이 유입됐으며,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IMF는 브라질 중국 인도 한국 등과 지속적이며 적극적이고 활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으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만테가 장관이 그런 제안을 했고,IMF에 파견된 브라질 이사가 오늘 이를 확인했다. "
▼중국의 경우 이미 매입에 따른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브릭스가 유로본드를 매입하도록 어떤 신뢰를 줄 수 있나.
"투자자들에게 안정과 확신을 심어주는 것은 내 권한을 벗어나는 일이다. 신흥국가들이 유로본드 매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주 흥미롭다. 재정이 안정적인 독일,영국 국채만 산다면 위험을 감수한다고 할 수 없다. 신흥국가들이 정책 공조를 통해 유로본드 매입에 관심을 갖는다면 사들이는 국채의 범위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매입이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투자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
▼유로존 재정위기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달을 경우 IMF가 지원할 수 있는 실탄은 충분하나.
"충분하다. 추가로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은 약 4000억달러에 이른다.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도 무제한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그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다른 얘기이지만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중앙은행은 물가안정과 경제성장 촉진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통화 완화정책으로 성장해야 한다. 영국 중앙은행,ECB,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완화정책은 좋은 접근 방식이다. "
▼모든 국가가 자국 경제 보호에 나서고 있는데 이러면 세계 경제 불균형은 해소될 수 없는 것 아닌가.
"세계 경제는 상호 의존적이다. 미국에서 일자리가 더 만들어지고 유럽 은행들이 더 안정적이 된다면 신흥국가들의 경제 성장은 더 도움을 받을 것이다. 재정 건전성 문제도 마찬가지다. 선진국 경제가 성장해야 신흥국가 경제도 성장한다. 신흥국가들의 경기 과열이 재정과 통화정책을 통해 적절히 통제돼야 선진국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
▼금융 규제로 은행들의 여신 운용 폭이 더욱 좁아진 것은 아닌지.
"규제는 금융 안정을 이루자는 게 목표다. 과거의 물렁한 규제로 복귀하는 데 반대한다. 투명하고 예측이 가능한 규제와 공고하고 효율적인 감독이 필요하다. "
▼스위스와 일본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통화전쟁을 막을 수 있나.
"난 통화 · 환율정책이 공조만 잘된다면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믿는다. 일본 대지진과 원전피해 때 주요 선진 7개국(G7)에 전화해 공조를 통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던 경험이 있다. 결과는 효과적이었다. 당시 해외에서 복구재원용 엔화가 일본 국내로 대규모 송금되면서 엔화 가치는 안정세를 찾았다. 미리 계획된,공조를 통한 시장 개입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
▼유로존이 형성된 이후를 되돌아본다면.
"탄탄하고 신뢰할 만한 재정,그리고 성장과 일자리에 포커스를 분명히 맞췄어야 했다. 물론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긴축하면서 동시에 어떻게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겠는가. 지금은 단기 성장을 촉진하되 중장기적으로 재정을 건전하게 만들고 재정개혁을 달성해야 한다고 본다. "
인터뷰=김홍열 워싱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