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는 빚 못갚아…당장 디폴트 선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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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외환위기 수습한 블레저 前 중앙銀 총재
"구제금융이 오히려 경기침체 심화"
"구제금융이 오히려 경기침체 심화"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해야 산다. 그것도 아주 큰 규모여야 한다. "
마리오 블레저 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63 · 사진)는 13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부채는 갚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최근 그리스 디폴트 사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블레저 전 총재는 아르헨티나 외환위기 당시 6개월간(2002년 1~7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을 이끌며 외환위기 해결을 주도한 인물이다.
블레저는 "유럽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주도하는 그리스 구제금융이 오히려 그리스의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이라며 "이는 그리스를 감당하기 힘든 빚더미에 올라앉게 만드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오는 23~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세계은행과 IMF의 연차총회에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논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블레저는 "IMF 등이 그리스에 주문하는 긴축 프로그램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그리스가 긴축안이든 민영화든 구제 프로그램의 모든 것을 이행한다고 해도 내년 말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올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블레저의 주장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입장과 대조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르켈 총리는 앞서 독일 RBB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디폴트에 따른 위기 전염 가능성은 매우 크다"며 "통제가 안 되는 지급불능(uncontrolled insolvency) 사태는 격변하는 글로벌 시장을 더욱 동요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블레저 전 총재는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더라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탈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블레저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게 되면 다른 유로존 국가로 디폴트 위협이 확산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유로존은 매우 복잡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상업과 금융거래가 유로화로 통용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뒤집을 경우 엄청난 혼란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레저는 2002년 아르헨티나 외환위기 당시 중앙은행 총재로 일했다. 그는 달러화에 1 대 1로 고정돼 있던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고정환율제를 철폐해 페소화 평가절하를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고금리 단기채권을 발행해 평가절하된 페소화의 통화 가치 안정에 힘을 기울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블레저의 이 같은 조치로 2002년 -10.9%에 달했던 아르헨티나 성장률은 이듬해부터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9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12월 디폴트를 선언한 뒤 2005년 대규모 채무재조정이 이뤄질 때까지 4년간 IMF 관리체제를 겪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마리오 블레저 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63 · 사진)는 13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부채는 갚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최근 그리스 디폴트 사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블레저 전 총재는 아르헨티나 외환위기 당시 6개월간(2002년 1~7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을 이끌며 외환위기 해결을 주도한 인물이다.
블레저는 "유럽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주도하는 그리스 구제금융이 오히려 그리스의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이라며 "이는 그리스를 감당하기 힘든 빚더미에 올라앉게 만드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오는 23~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세계은행과 IMF의 연차총회에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논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블레저는 "IMF 등이 그리스에 주문하는 긴축 프로그램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그리스가 긴축안이든 민영화든 구제 프로그램의 모든 것을 이행한다고 해도 내년 말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올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블레저의 주장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입장과 대조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르켈 총리는 앞서 독일 RBB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디폴트에 따른 위기 전염 가능성은 매우 크다"며 "통제가 안 되는 지급불능(uncontrolled insolvency) 사태는 격변하는 글로벌 시장을 더욱 동요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블레저 전 총재는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더라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탈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블레저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게 되면 다른 유로존 국가로 디폴트 위협이 확산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유로존은 매우 복잡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상업과 금융거래가 유로화로 통용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뒤집을 경우 엄청난 혼란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레저는 2002년 아르헨티나 외환위기 당시 중앙은행 총재로 일했다. 그는 달러화에 1 대 1로 고정돼 있던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고정환율제를 철폐해 페소화 평가절하를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고금리 단기채권을 발행해 평가절하된 페소화의 통화 가치 안정에 힘을 기울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블레저의 이 같은 조치로 2002년 -10.9%에 달했던 아르헨티나 성장률은 이듬해부터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9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12월 디폴트를 선언한 뒤 2005년 대규모 채무재조정이 이뤄질 때까지 4년간 IMF 관리체제를 겪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