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기업 부채 2년새 23% 늘어…국가 재정까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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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 지방재정
(2) 공기업 재정 '빨간불'
평택항만公 부채비율 873%…부산시설公은 706%
서울메트로 등 적자 허덕이면서도 '성과급 잔치'
(2) 공기업 재정 '빨간불'
평택항만公 부채비율 873%…부산시설公은 706%
서울메트로 등 적자 허덕이면서도 '성과급 잔치'
지방 공기업들의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진영 한나라당 의원이 14일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37개 지방 공기업의 부채 규모는 2008년 32조4374억원에서 2009년 42조6691억원,지난해 46조4744억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도 2008년 115.7%,2009년 136.7%,지난해 137.6%로 증가 추세다. 적자 규모는 2008년 3610억원에서 2009년 4508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엔 4175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당기순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시설관리공단을 제외한 61개 지방 공기업 중 27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지방 공기업이 부채가 늘어 파산하면 이는 고스란히 정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부채가 늘고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당수 공기업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기업 부채 '위험수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메트로는 2008년 2조7858억원이던 부채 규모가 2010년 3조701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009년 188%에서 2010년에는 211%로 높아졌다. 문제는 적자 규모도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143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서울메트로는 2009년 2374억원,지난해 2568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도 지난해 221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두 지방 공기업의 재정 상황이 어려워짐에 따라 지하철 요금 인상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대구도시공사의 부채비율도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2008년 169%에서 지난해 273%로 급등했다. 부채액도 같은 기간 6519억원에서 9360억원으로 늘었다.
부산교통공사의 재정 상황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2008년 6712억원이던 부채는 2009년 7610억원,지난해 1조1417억원으로 늘어났다.
서울시 지자체의 시설관리공단 중에는 부채비율이 1000%가 넘는 위험 수준의 지방 공기업도 상당수 있다. 성동구 도시관리공단은 2008년 713%이던 부채비율이 2010년 912%로 높아지며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송파구 시설관리공단도 2008년 189%에서 2009년에는 3186%로 급등했다. 지난해에는 다소 줄었으나 부채비율이 여전히 1290%였다. 마포구 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1508%를 기록해 가장 열악한 재정 상황을 나타냈다.
◆실적은 적자인데 대부분 성과급 지급
지방 공기업들은 영업적자 등의 이유로 대부분 재정문제를 겪고 있지만 성과급은 그대로 지급했다.
지난해 25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서울메트로는 직원 1인당 709만원의 성과급을 줬다. 직원 전체에 지급된 금액은 686억원에 달했다. 성과급이 적자의 26%가량을 차지한 셈이다.
2218억원의 적자를 본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도 직원들에게 평균 663만원,총 425억원을 성과급으로 풀었다. 사장은 4165만원을 성과급으로 받았다. 1064억원의 적자를 낸 부산교통공사는 1인당 623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총액은 219억원에 달했다. 1592억원 적자가 난 대구도시철도공사도 1인당 444만원의 성과급을 줬다.
부채율이 높은 지방 공기업의 성과급 잔치도 여전했다. 지방 공기업 중 가장 많은 1인당 912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부산도시공사는 부채비율이 307%에 달했다. 부산도시공사의 부채비율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직원 평균 888만원을 지급한 경기도시공사도 부채비율이 397%였다. 912%의 부채비율을 보인 서울 성동구 시설관리공단은 1인당 359만원의 성과급을 줬다. 평균 508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인천환경공단의 부채비율은 614%에 달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