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을 활용,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국가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오는 23~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 세계은행 연차총회를 통해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13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세계 15개국 대표 신문을 초청,공동 인터뷰를 갖고 "브라질은 물론 한국과 같은 신흥국가들에 최근 대규모 외화자금이 들어왔다"며 "이들 국가는 이 돈을 어떻게 활용할지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IMF와 브릭스 간 유로존 지원에 대한 공조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IMF는 브라질 중국 인도 한국 등과 적극적이고 활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으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한국과 브릭스가 유로존 지원을 추진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과 브라질을 통해 그런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유로존 국채 매입은) 포트폴리오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한국경제신문 한 곳만 참석한 이날 세계 대표 언론 공동 인터뷰는 지난 7월 라가르드 총재가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린 것이며 라운드테이블 형식으로 이뤄졌다.

라가르드 총재는 "신흥국가들이 유로본드 매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주 흥미롭다"며 "재정이 안정적인 독일,영국 국채만 산다면 위험을 감수하는 매입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하고 신흥국가들에 도움의 손길을 구했다. 그는 "규제는 금융 안정을 이루자는 게 목표이며 과거의 물렁한 규제로 복귀하는 데 반대한다"고 강조하고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와 공고하고 효율적인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재정 긴축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달아도 IMF가 가용할 수 있는 실탄이 40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각국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