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과 유럽계 은행 위기설이 주식시장에 반영되면서 은행주가 14일 동반 급락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추가 규제 가능성도 은행권 수익을 제한할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KB금융지주는 이날 7.22%(2900원) 하락한 3만7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만7050원까지 하락,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우리금융도 장중 52주 최저가(9120원)를 기록했다. 종가는 8.76%(880원) 내린 9170원이었다. 우리금융 주가(종가)가 1만원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4월 말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신한금융지주(3.02%),하나금융지주(3.76%),외환은행(3.43%) 등 다른 은행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장 초반 2~3% 하락에 그쳤던 은행주는 오후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과 크레디아그리콜 등 프랑스 대형 은행 2곳의 신용등급을 각각 한 단계 강등했다는 소식에 낙폭을 키웠다.

불확실한 대외 변수로 인해 은행권 규제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점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말 가계대출 연착륙 대책 발표 이후에도 가계부채 급증세가 이어지자 예대율(대출금/예금액) 규제 강화,주택담보대출 위험 가중치 상향 등 추가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을 개선해줄 기준금리 인상도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로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욱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가 예대율 규제"라며 "예대율 규제를 현행 100%(2012년 6월까지)에서 95~90%로 강화할 경우 은행권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