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기업 실적 악화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이달 들어 목표주가를 조정한 10건 중 7건이 하향 조정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목표주가 조정은 총 122건이었다. 이 중 목표주가가 올라간 것은 34건(27.87%)에 불과했다. 나머지 88건(72.13%)은 모두 하향 조정이었다.

지난 7월에는 전체 목표주가 조정 건 중 하향 조정이 41.31%에 그쳤다.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지난달에는 절반인 54.23%까지 높아졌다. 이달 들어서는 하향 조정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도 목표주가를 내린 보고서들이 쏟아졌다. 교보증권은 에쓰오일SK이노베이션의 투자 의견을 '적극 매수'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는 기존 전망치보다 25% 이상씩 내렸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을 낮춰 목표가를 재산정했다"고 설명했다. HMC투자증권도 LG전자대덕전자KH바텍 등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대덕전자는 종전 1만5500원에서 8800원으로,KH바텍은 3만4000원에서 1만45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 하향 조정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정보기술(IT)과 화학주에 집중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날 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만원으로,하이투자증권은 삼성SDI를 18만원으로 각각 내렸다.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이후 태양광 사업 양수와 관련한 비용이 증가하면서 삼성SDI의 이익 개선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 하향뿐 아니라 투자 의견이 '매도'로 내려간 경우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대한항공의 실적 부진을 우려하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바꿨다. 12개월 목표주가도 종전 7만7800원에서 4만1800원으로 내렸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