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정부가 추진중인 커버드본드 활성화를 위해선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외국계은행으로부터 나왔다.

미국의 6대은행인 뱅크오브뉴욕멜론(BNY멜론)의 존 폴 마로따 아시아태평양지역 영업총괄본부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마로따 본부장은 “한국의 커버드본드에 투자하려는 외국인 수요가 많지만 법제화가 안된다면 활성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커버드본드란 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신용을 보강해 은행 등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커버드본드 매입자는 담보자산에 대해 우선변제권을 갖게 된다.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말 은행의 자금조달 수단을 다양화하고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커버드본드 발행에 관한 모범규준을 발표했다.하지만 이를 위한 근거법률을 마련하는 데는 미온적이다.

마로따 본부장은 “커버드본드의 발행 근거로 모범규준만 둘 경우 우선변제권이 실제 보장될 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법제화가 안되더라도 커버드본드를 주택금융공사 등을 통해 발행할 수는 있겠지만 금리 상승 등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시장은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어 자산의 안전성이 뛰어나고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도 건실하다”고 평가했다.이 때문에 주택금융공사가 최근 발행한 커버드본드는 국가신용등급보다 높은 평가(무디스 Aa3)를 받았으며 5억달러 어치 발행에 15억달러 주문이 몰렸다고 마로따 본부장은 소개했다.

BNY멜론은 세계 각국에서 커버드본드 수탁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업무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