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코스피지수는 유럽발(發) 호재와 전날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 문제에 대한 해결 기대와 우려가 맞물리며 변동성이 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를 필두로 한 유럽 재정위기 이슈에 3%대 급락, 1750선이 무너졌다.

장 초반 1800선이 붕괴된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프랑스 대형 은행 2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을 추가로 키웠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87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이달 들어 최대 규모의 매도 우위 기조를 나타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 디폴트를 막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긴급 화상회의를 연 후 성명을 통해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계속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에선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당분간 국내 증시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현재 시장 안정을 위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모멘텀은 각국 정부와 주요 의사결정 주체들의 정책 공조"라며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는 유럽 관련 불확실성은 월말까지 이어질 주요 이벤트들을 통해 해결책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하다"고 밝혔다.

16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과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의 회담을 비롯해 20일 시작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9일 예정된 독일 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관련 표결 등이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로 꼽혔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3년 동안의 세계 증시는 아직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난 2년 간 상승을 주도했던 정책의지와 글로벌 공조가 여전히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신용경색이 발생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주요국은 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통한 유동성 확대에 나섰고, 이로 인해 전반적인 세계 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그러나 2008년 당시에도 유지됐던 세계 주요국의 신용등급은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에 이어 미국까지 강등되면서 신용위험은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현 시점에서 중국 긴축 완화를 고려한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2%를 기록해 전월(6.5%) 대비 낮아졌는데, 이 같은 물가 상승률 둔화를 기점으로 중국의 긴축 기조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곽상현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9일 중국 소비자 물가가 하락했다는 발표 이후 중국 스왑금리가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자금시장에서 정부의 긴축 완화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유럽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이익에 대한 신뢰가 하락했지만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의 경우 이익의 가시성이 확보됐다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