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유럽발(發) 이슈에 요동쳤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출렁임 끝에 1770선을 회복하며 마감했고 코스닥도 장중 변동세를 이어갔다. 환율은 급등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24.92포인트(1.42%) 뛴 1774.08로 거래를 마쳤다. 사흘만에 구경하는 반등세다.

뉴욕증시는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 국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급등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도 장 초반 1806.63까지 급등하며 화답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이내 '팔자'로 돌아서면서 지수도 상승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오후 들어서는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 강등 루머가 돌면서 1742.91까지 밀리는 등 63포인트의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도 증시 변동성을 자극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정부가 1년 5개월여만에 외환 시장에 구두 개입을 하고, 기관도 매수세를 늘리면서 지수는 상승세로 다시 가닥을 잡았다.

외국인은 8일째 매도에 나서 1862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대부분이 유럽계 자금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중 갈팡질팡하던 기관은 장 막판 매수세를 강화해 1292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1억원 매수 우위였다.

차익 거래는 410억원, 비차익 거래는 1015억원 순매수로 전체 프로그램은 1426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대부분 업종이 올랐다. 기관 매수세가 집중된 전기전자와 통신 업종은 각각 2.52%, 3.42% 급등했다. 화학과 운송장비, 유통, 서비스, 건설, 제조 업종 등도 1% 이상씩 뛰었다.

유럽 신용경색 우려에 장중 3% 이상 빠졌던 금융 업종은 0.83% 하락에 그쳤다. 함께 급락하던 은행(0.87%) 업종은 장 후반 반등세로 돌아섰고, 증권 업종은 0,94%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나흘만에 가까스로 반등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65포인트(0.59%) 상승한 454.95로 장을 마쳤다.

한때 3% 넘게 뛰기도 했던 지수는 이후 외국인 매물 부담이 가중되면서 460선 아래로 밀려났고,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환율은 외환 당국의 공식 구두개입에 상승폭을 다소 줄여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8.6원 오른 111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 신용등급 하향설에 한때 1119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유럽발 신용경색 현상이 국내 금융권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신한지주, KB금융 등 금융주들이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원·달러 환율이 120일선을 빠르게 상향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할 수 있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환율이 불안하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트라우마가 되살아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에 따라 이번 주말 EU(유럽연합) 정상 회담 결과 등을 확인한 후 대응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