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시작되면 회사 홍보를 어떻게 할지 걱정이네요. 시공사로 재선정된다는 보장도 없고…."

압구정 전략정비구역에 이어 반포 유도정비구역에 대한 재건축이 구체화되면서 잠원 · 반포동 한신타운을 지은 한신공영 관계자의 푸념이다. 서울의 대표적 아파트 단지 중 하나인 이 지역에 한신이란 브랜드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큰 홍보 효과를 얻어왔지만 재건축 이후엔 단지 이름이 바뀔 것이란 우려다.

잠원 · 반포동 한신아파트는 34개 단지 1만3900여가구에 이른다. 특정 건설사가 특정 지역에 이렇게 많은 아파트를 건설한 것은 드문 일이다. 한신공영은 1970년대 후반 이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으며 대표적인 주택건설 업체로 발돋움했다. 이후 한신타운은 한신공영 홍보에 큰 도움을 줬다. 1980년대 중반 분양한 수원의 한 아파트는 '신반포 못지 않은 단지'라고 홍보하며 아예 이름을 '신반포 아파트'로 지었다. 최근에도 회사의 아파트 입지 선정 능력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 한신타운이다.

지어진 지 30년 안팎이 돼 가는 한신타운은 하나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몇몇 단지들은 삼성물산,대림산업,두산건설 등 대형 건설사에 시공을 맡겼다. 앞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단지들도 대형 건설사에 맡길 가능성이 크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한 조합 관계자는 "지방이 아닌 서울 강남지역에서 대형 건설사를 고르지 않으면 조합원 반발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이유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대형사 브랜드 일색으로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서울의 재개발 · 재건축 현장은 대형 건설사들이 독점하고 있다"며 "공덕동 래미안타운,염리동 일대 GS타운 등은 대형 건설사들이 지역 자체를 브랜드로 만든 사례"라고 설명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