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투자달인' 돌연잠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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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투자 한다" 고객 돈 모아 선물옵션서 날린 듯
측근에 "찾지 마라"…피해규모 1000억 소문도
측근에 "찾지 마라"…피해규모 1000억 소문도
선물 · 옵션 등에 투자해 19개월 만에 200배의 수익을 내 '파생상품 투자의 달인'으로 명성을 날렸던 최정현 신아투자자문 대표(43 · 사진)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9일 돌연 잠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 86학번인 최씨는 1998년 서울은행을 그만두면서 파생상품팀과 함께 나와 사설투자회사(부티크)를 만들었다. 1년7개월 만에 원금의 200배를 벌어들이며 유명세를 탄 그는 1999년 10월 자본금 35억원으로 서울 오금동에 국내 1호 파생투자 자문사인 신아투자자문을 세운 뒤에도 승승장구해온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간판스타였다.
그런 그가 잠적한 지 1주일 만인 15일 고객인 A씨(35)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이날 고소장을 낸 A씨는 2009년 한 골프장에서 우연히 같은 대학 동문 의사들과 라운딩하는 최씨를 만나 투자 제의를 받고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8600만원을 투자했다. 그는 "6개월~1년 만기의 무기명 채권(일명 '묻지마 채권')에 투자한다는 말을 듣고 지난해 8600만원을 투자했고 30% 배당금을 받아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알고 지내던 다른 투자자가 최근 해약하러 회사를 방문했다가 무기명 채권투자 상품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와 찾아가니 회사도 문을 닫고 최 대표도 연락이 안됐다"고 덧붙였다.
A씨는 "다른 투자자들을 수소문해보니 최 대표가 고객들에게 채권이라고 속이고 실제론 선물 · 옵션에 투자하고,해약을 요구하는 고객에게는 투자금 돌려막기로 배당금을 준 걸 알게 됐다"고 허탈해했다.
잘 나가던 최 대표가 위기를 맞은 건 파생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최근 종합주가지수 폭락으로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을 입은 게 결정적인 이유로 알려졌다.
A씨는 "주가가 폭락하기 전까지만해도 '모 투자자는 10억원을 투자해 3년 만에 20억원을 벌자 아예 집을 담보로 50억원을 대출받아 총 70억원을 재투자했다'는 식의 성공담만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지난 9일부터 고객은 물론 회사와도 연락을 끊었다. 회사의 2대 주주이자 상임감사인 송모씨에겐 "1년 정도 잠적할테니 찾지 말아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15일 최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고소장에 나와 있는 8600만원이 파악하고 있는 피해액의 전부"라며 "고소인도 전체 고객 수나 투자자들의 신분을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 피해 규모가 드러나겠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신아투자자문의 고객이 150~200명에 이르며,피해액도 수백억원에서 최고 1000억원에 이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A씨는 "현직 판 · 검사와 의사,모 방송사 PD도 최씨에게 수억원대를 사기당했지만 명예 실추를 우려해 고소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연세대 경영학과 86학번인 최씨는 1998년 서울은행을 그만두면서 파생상품팀과 함께 나와 사설투자회사(부티크)를 만들었다. 1년7개월 만에 원금의 200배를 벌어들이며 유명세를 탄 그는 1999년 10월 자본금 35억원으로 서울 오금동에 국내 1호 파생투자 자문사인 신아투자자문을 세운 뒤에도 승승장구해온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간판스타였다.
그런 그가 잠적한 지 1주일 만인 15일 고객인 A씨(35)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이날 고소장을 낸 A씨는 2009년 한 골프장에서 우연히 같은 대학 동문 의사들과 라운딩하는 최씨를 만나 투자 제의를 받고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8600만원을 투자했다. 그는 "6개월~1년 만기의 무기명 채권(일명 '묻지마 채권')에 투자한다는 말을 듣고 지난해 8600만원을 투자했고 30% 배당금을 받아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알고 지내던 다른 투자자가 최근 해약하러 회사를 방문했다가 무기명 채권투자 상품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와 찾아가니 회사도 문을 닫고 최 대표도 연락이 안됐다"고 덧붙였다.
A씨는 "다른 투자자들을 수소문해보니 최 대표가 고객들에게 채권이라고 속이고 실제론 선물 · 옵션에 투자하고,해약을 요구하는 고객에게는 투자금 돌려막기로 배당금을 준 걸 알게 됐다"고 허탈해했다.
잘 나가던 최 대표가 위기를 맞은 건 파생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최근 종합주가지수 폭락으로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을 입은 게 결정적인 이유로 알려졌다.
A씨는 "주가가 폭락하기 전까지만해도 '모 투자자는 10억원을 투자해 3년 만에 20억원을 벌자 아예 집을 담보로 50억원을 대출받아 총 70억원을 재투자했다'는 식의 성공담만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지난 9일부터 고객은 물론 회사와도 연락을 끊었다. 회사의 2대 주주이자 상임감사인 송모씨에겐 "1년 정도 잠적할테니 찾지 말아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15일 최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고소장에 나와 있는 8600만원이 파악하고 있는 피해액의 전부"라며 "고소인도 전체 고객 수나 투자자들의 신분을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 피해 규모가 드러나겠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신아투자자문의 고객이 150~200명에 이르며,피해액도 수백억원에서 최고 1000억원에 이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A씨는 "현직 판 · 검사와 의사,모 방송사 PD도 최씨에게 수억원대를 사기당했지만 명예 실추를 우려해 고소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