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환율이 복병…증시 '레벨다운'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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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흘 만에 반등…장중 63P 출렁
원ㆍ달러 1100원대…그리스 디폴트 땐 1600원 전망도
환율 상승→외국인 매도→주가 하락 '악순환' 우려
원ㆍ달러 1100원대…그리스 디폴트 땐 1600원 전망도
환율 상승→외국인 매도→주가 하락 '악순환' 우려
원 · 달러 환율이 증시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원화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하는 만큼 국내 주식의 투자수익률이 떨어져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원60전 오른 1116원40전에 마감했다. 전날 30원50전 급등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했다. 코스피지수는 48.02포인트(2.75%) 오른 1797.18로 개장했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800억원대로 확대되면서 상승폭이 축소돼 24.92포인트(1.42%) 오른 1774.08에 마감했다.
◆"그리스 디폴트 땐 1600원 가능성"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원 · 달러 환율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될 때는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환율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더라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돼 국내 은행들의 외화자금 조달이 종전보다 어려워질 것"이라며 "원 · 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115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원 · 달러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1200원대에서 상승세가 멈출 것이란 전망이 있는가 하면,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1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비관론도 있다. 고유선 대우증권 글로벌경제팀장은 "신용경색을 겪는 유럽 은행들이 아시아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하겠지만 그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원 · 달러 환율이 오르더라도 1200원대에서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 · 달러 환율은 연말에 1200원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1600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럽 경제위기가 확산되면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 개입을 하더라도 환율이 13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매도 부추기나 우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주식 매도로 이어져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 주식 투자의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자칫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처럼 환율 상승과 주가 하락의 악순환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환율 상승이 외국인 주식 매도를 유발하고 외국인 주식 매도에 따른 달러 환전 수요가 다시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임 팀장은 "환율이 1200원대로 오르면 코스피지수는 최근 단기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는 1700선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업종은 환율 상승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중섭 대신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원 · 달러 환율 상승과 엔고가 함께 진행되면서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수요 위축으로 환율 상승의 수혜는 반감될 전망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급등은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과 국내 은행권의 외화자금 사정 악화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수출주의 상대적 강세는 환율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서는 시점에 가서야 기대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대외 및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을 덜 받는 배당주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이상열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