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ECB 유동성 확대에 급등
15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은행들에 3개월 단위로 달러화를 공급키로 했다는 소식에 급등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86.45포인트(1.66%) 오른 11,433.1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0.43포인트(1.72%) 상승한 1,291.11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34.52포인트(1.34%) 오른 2,607.07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유럽 위기의 와중에 불안하게 한주를 시작했던 뉴욕증시는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 VIX(CBOE)는 장중 내내 33 근처에서 움직였다.

ECB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올 4분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과 공조해 달러화의 유동성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재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위기로 달러 가뭄에 시달리는 유로존 은행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3개월 융자는 기존의 정기적인 7일 단위 달러 공급 외에 추가로 이뤄지는 것으로, 고정금리로 최대한 분량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ECB는 설명했다.

금융계는 ECB의 이번 유동성 공급 발표가 유로존의 재정 위기가 세계 경제의 침체 탈출 노력을 무산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에 신규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전주보다 1만1천명 늘어난 42만8천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6월 말 이후 가장 높고 시장의 예상치도 크게 웃도는 것이어서, 노동시장의 여전한 불안정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됐다.

또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가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8.82를 기록,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8월 산업생산이 미미하기는 하지만 0.2% 증가했고 공장 가동률도 77.4%를 기록했다는 연준의 발표에 안도했다.

미국이 또다른 침체로 치닫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가 -17.5로 전월의 -30.7에서 크게 개선됐다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발표도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었다.

나이트 증권의 피터 케니 관리이사는 CNBC에 "최근 시황이 너무 안좋았기 때문에 누구나 이런 부력(浮力)을 기대했을 것"이라며 "기술적 반등의 측면도 있겠지만 다우지수가 4∼5% 더 상승할 여력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럽위기라는 큰 그림이 시장을 계속 지배하는 상황인 만큼 의외의 역풍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