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이 지난 8월 이후 꾸준하게 신세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백화점 시장의 성장과 잇단 신규점 출점으로 높은 성장성을 나타내고 있고 점차 수 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다는 이유에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2일 이후 전날까지 30거래일 가운데 단 사흘을 제외하고 연일 사자에 나섰다. 기관 은 이 기간 1061억원을 투입, 신세계 주식 33만6271주를 순매수했다.

이 덕분에 신세계 주가는 3.80% 하락하며 코스피 지수 하락률 18.33%를 14.53%나 웃돌았다.

신세계의 8월 실적은 다소 저조했다. 8월 총매출은 전년동월대비 11.6% 증가한 2811억원을 기록했다. 강수일 증가에도 인천점 리뉴얼 효과와 본점.영등포점의 매출이 늘면서 전체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8월 비수기 효과와 열흘 앞당겨진 추석의 조기도래, 추석 사은행사로 인한 상품권비용 판촉비의 조기 집행 탓에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29.8% 감소했다.

이는 일시적인 부진이라는 평가다. 김민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세계의 지난 8월 저조한 영업이익률은 일회성 요인으로 보인다"며 9월부터 영업이익률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신세계가 지난달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지만 이같은 일시적인 부진보다 구조적인 펀더멘털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4만3000원에서 37만원으로 올려잡았다. 매수 투자의견은 유지.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추석 연휴 효과가 반영되면서 신세계의 3분기 본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1.5%, 13.5%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신세계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올해를 저점으로 2012년, 2013년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 중장기적인 백화점 시장의 성장과 신규투자 확대(2012년 의정부점, 2014년 대구점, 2015년 하남점)에 따른 성장성 제고를 감안할 때 매크로적 불확실성 보다는 마이크로적인 펀더멘털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HSBC증권도 2012년부터 마진 개선폭이 커질 것이라며 2012년과 2013년 영업이익률을 각각 6.3%, 6.7%로 전망했다. 신세계는 인테리어를 5년에 걸쳐 상각, 2007년 경기점 오픈과 본점 리뉴얼로 관련 비용이 크게 증가했으나 올해 5년차에 접어들어서 2012년부터 감가상각 비용이 크게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증권사는 2012년 의정부역사점, 2014년 대구점, 2015년 하남점 오픈으로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비중확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38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에도 백화점의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민아 애널리스트는 "2011년 하반기부터 경기하강세에 대한 우려, 주식 시장의 불안정성 등 국내 소비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같은 부정적 요인들은 신세계 백화점의 매출 성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신세계 매출 성장세는 경기 민감도가 다소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고객 구분으로 볼 때, 백화점 매출은 상위 1% 고객이 약 20%의 매출 비중, 상위 5% 고객이 약 45%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위 고객의 견조한 소비로 인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제품별로 볼 때 매출의 각각 10%를 차지하는 화장품과 잡화의 경우 '스몰 럭셔리' 개념으로, 소비 감소세 초반에는 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