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과 강릉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고 해서 아무 땅이나 사면 안 됩니다. 교통 인프라가 개선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세컨하우스 등 전원주택 부지가 유망해 보입니다. "

'자산관리 멘토 스쿨'을 운영 중인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최근 40여명의 멘티와 함께 토지 현장 투어에 나섰다. 행선지는 동계 올림픽 유치 재료 덕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강원도를 선택했다.

고 지점장은 "수도권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춘 평창 일대 전원주택지에 많은 잠재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수도권 일대에 세컨하우스를 찾던 사람들의 발길이 평창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날 토지 현장투어는 땅 고르는 요령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원주택지 7곳을 직접 방문해 물건의 장단점과 가격경쟁력을 따져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원주민 물건이 유리

고 지점장은 땅을 살 때 가급적 원주민 물건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외지인 소유의 토지는 손바뀜으로 인해 강원도 원주민 소유 토지보다 비싸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는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토지 소유주가 강원도 원주민인지,외지인인지 알 수 있다"며 "부동산 서류 가운데 가장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게 권리관계를 기록해 놓은 등기부등본"이라고 강조했다.

고 지점장은 "입지나 선호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아파트나 상가와 달리 토지는 특별히 정해진 가격이 없는 게 특징"이라며 "특히 평창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인 만큼 손바뀜으로 인한 가격상승이 이뤄지지 않으면서도 입지가 우수한 원주민 토지를 고르는 게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답사는 필수

토지 투자에서 현장 답사는 필수다. 직접 가보지 않고 투자했다가 실패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현장 답사는 당연한 절차로 정착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들은 현장에 가서 무엇을 보고 확인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고 지점장은 "아무런 준비 없이 현장을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토지이용계획서,등기부등본 등을 검토하고 나침반,각도기 등을 지참해 현장답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침반은 전원주택지에서 가장 중요한 향(向)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다. 당연히 남향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토지가 좋다. 각도기는 산의 경사도를 점검하기 위해 가져가야 한다. 통상 경사도가 15도 이상이 되면 토목공사비가 많이 들고,건축 인허가도 나지 않는다.

땅에 어떤 나무가 심어져 있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강원도의 경우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많다. 이런 나무를 허가 없이 베는 것은 불법이다. 벨 수 없는 나무가 많다면 가격이 아무리 싸더라도 투자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조언이다.

그는 "현장에 가면 향이나 산의 경사도,나무 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냄새 나는 축사 등 자료나 사진으로는 알 수 없는 주변 혐오시설 존재 여부도 알 수 있다"며 "자료를 보면 가격 메리트가 있어 보이지만 실제 가보면 투자 매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매 활용해야

평창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향후 5년간 토지에 대한 소유권과 지상권 등을 이전하거나 설정할 때 군수의 허가를 받아야 해 실수요가 아닌 투자용으로 토지를 사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고 지점장은 "법원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은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평창에 꼭 투자하고 싶다면 경매에 나온 알짜 토지 매물들을 살펴보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경매 시장을 통하면 일반 매물보다 저렴하게 낙찰받을 가능성도 있다. 한두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응찰가격이 낮아지는 사례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어서다. 철저하게 현장 답사를 한 뒤 적정 응찰가격을 산정하면 낙찰 확률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 지점장은 60여명의 인원을 모집해 10월부터 '자산관리 멘토스쿨 2기'를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유선 한경닷컴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