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 중에 주식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한 사람 떠오른다면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존 메이나드 케인스다. 그는 주식 투자에 대해 "미인 선발 대회에서 누가 1등을 하는지 맞히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아름다운 종목'이란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주식을 말한다. 즉 펀더멘털상으로 양호한 주식이다.

종목의 펀더멘털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수많은 정보들이 제공된다. 신문이나 방송,증권사 자료를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정보가 반드시 수익의 기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실적이 좋고 나쁘고는 주식 선택에서 필요조건이긴 하지만,충분조건은 아닌 셈이다.

다시 미인 선발 대회로 돌아가보자.대회에서 1등을 하려면 심사위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즉 기본 역량보다는 심사위원들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주식 투자에서는 외국인과 기관,개인 중에서는 '형님'으로 불리는 세력들의 방향이 결정적이다. 세력이 어디로 가는지 아는 것은 고수의 영역이다. 따라서 일반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외국인과 기관 수급에 대해 우선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할 수 있는 종목에는 제한이 있다. 먼저 환급에 대한 부담이다. 기관은 국내 일반투자자들이 펀드 등에 투자한 자금을 집행해 종목을 매수한다. 외국인은 해외 투자자들의 펀드 등 투자 자금으로 주식을 사들인다. 이들은 펀드 자금이 이탈하면 바로 현금을 지급해줘야 한다.

따라서 거래량이나 거래 대금이 얼마 되지 않는 종목에는 외국인과 기관이 투자하기 어렵다. 따라서 실적은 좋은데 시가총액이 얼마 안 되거나 거래가 드문드문한 종목은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외국인이나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하지 못해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급 세력에서도 양대산맥인 외국인과 기관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외국인은 주가 상승탄력보다 실적 대비 저평가된 종목에 적극적인 편이다. 외국인이 사는 종목은 주가가 곧장 상승하기보다는 일정 기간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기관은 주가 수준이 높더라도 상승 여력이 있는 종목군을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종목이 곧장 상승으로 방향을 잡는 경우가 많다. 다만 단기간 상승 분출로 끝이 나는 사례도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주식은 결국 수급이 답일지 모른다. 펀더멘털이 좋고 저평가돼 있어도 아무도 사들이지 않는다면 주가는 오르지 않는다.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이야기하는 실적과 상승 여력에만 귀기울이기보다는 수급에서 주목을 받는 종목이 무엇인지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