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맥 모건스탠리 회장(66 · 사진)이 올해 말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맥 회장이 트레이더들에게 고위험 · 고수익 거래를 독려했던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란 점에서 그의 사임은 월스트리트의 고위험 자기자본거래 시대가 저물고 안정적인 수수료 사업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맥 회장은 트레이더들에게 인기가 많은 CEO였다. 그가 필립 퍼셀 전 CEO와의 권력 다툼에서 패배해 모건스탠리를 떠났다가 2005년 다시 돌아왔을 때 트레이더들이 기립박수로 환영했을 정도다. 그는 복귀 후 트레이더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맥 회장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복잡하고 수익성 높은 모기지 투자에 관심이 많았다.

맥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은 모건스탠리가 2006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빛을 발했다. 하지만 1년뿐이었다. 2007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모건스탠리는 모기지 자기자본거래로 90억달러의 손실을 봐야 했다.

이듬해 맥 회장은 거래 리스크를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지만 그해 9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증시가 급락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구제와 일본 미쓰비스UFJ은행의 90억달러 투자를 이끌어내며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맥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타격으로 2009년 CEO 자리를 자신이 2005년 직접 스카우트한 제임스 모건 현 CEO에게 넘겨줘야 했다.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인 모건 CEO는 트레이딩과는 거리가 먼 주식중개 사업부문에서 주로 일해왔다고 WSJ는 전했다. 모건 CEO는 연말부터 회장직을 겸임한다.

맥 회장이 CEO로 재임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모건스탠리 주가는 31%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 하락률 51%에 비하면 양호하지만 경쟁사인 골드만삭스 주가가 63% 상승한 것에 비하면 굴욕적인 수준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