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은행들에 달러를 공급키로 했다는 소식에 금융시장이 환호했다. 코스피지수는 1840선을 되찾았고 코스닥지수도 2% 이상 급등했다. 환율은 닷새만에 하락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66.02포인트(3.72%) 급등한 1840.10으로 장을 마쳤다. 이틀째 오름세다.

15일(현지시간) ECB는 미국을 비롯 일본, 스위스, 영국 중앙은행들과 공조해 연말까지 유로존 은행들에 달러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코스피지수도 화답하며 1810선 갭 상승으로 출발했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장 초반부터 대거 유입된데 이어 기관이 매수에 나서자 지수는 1830선을 웃돌기 시작했다. 이후 외국인까지 매수에 가세하면서 코스피는 1840선 회복에도 성공했다.

기관은 6118억원 이상을 사들이며 7일째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9거래일만에 돌아와 827억원을 사들였다.

개인만이 1조1041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이상 순매도한 것은 지난 5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프로그램은 장 초반부터 지수 상승에 보탬이 됐다. 지난달 매수차익잔고가 크게 줄어들면서 프로그램의 매수 여력이 생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차익 거래는 6156억원, 비차익 거래는 2310억원 순매수로 전체 프로그램은 8466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모든 업종이 함께 뛰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러브콜'을 보낸 운송장비와 건설 증권 업종은 5% 이상씩 폭등했다. ECB의 유동성 확대 소식에 금융과 은행 업종도 각각 4.09%, 5.43%씩 올랐다. 그 외 업종도 1~4% 이상씩 뛰었다.

코스닥지수도 이틀째 올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2.89포인트(2.83%) 오른 467.84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재차 460선을 회복하며 장을 시작한 후 강세를 지속했고, 오후 들어 상승폭을 추가로 확대했다.

외국인은 나흘째 매도 우위 기조를 이어가 3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관이 26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개인은 184억원 매도 우위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은 닷새만에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3.90원 내린 111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이날 프로그램의 힘이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며 "원·달러 환율이 진정되면서 외국인 매수세도 유입된 것이 긍정적인 변화"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주말 EU(유럽연합) 재무장관 회담 부터 오는 19일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예산확보 방안 발표, 20일과 21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연결되는 정책 모멘텀(상승 동력)이 있다"며 "글로벌 공조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이제 기대를 높여갈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