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면서 두니 '이기는 바둑'…10대에 일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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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名人 타이틀 도전하는 '9단 킬러' 최정 초단
"스무 살을 넘기면 바둑 이외에도 하고 싶은 게 많을 것 같아요. 그 안에 내 힘을 모두 쏟아부어 바둑에서 뭔가 일을 저지르고 싶어요. "
지난해 5월 프로기사에 입문한 최정 초단(15 · 충암중 3 · 사진)이 올 들어 내로라하는 남자 고수들을 잇따라 격파하자 바둑계가 화들짝 놀랐다. 바둑계에서는 "'여자 쎈돌(프로바둑 랭킹1위 이세돌 9단의 별명)'이 나왔다" "열다섯 살 소녀기사의 반상 반란이 시작됐다"는 등 수식어를 붙이면서 그를 주목하고 있다.
최 초단은 지난 6~7월에 지지옥션배 연승대항전에서 서능욱 9단을 침몰시킨 데 이어 장수영 9단,서봉수 9단,오규철 9단 등 이름만으로도 한몫하는 시니어 기사들을 맞아 파죽지세로 8연승을 올려'9단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어 지난달엔 국내 정상급 조한승 9단을 꺾고 여류 최초로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본선 진출권을 따내면서 한껏 이름을 날렸다. 루이나이웨이 9단이나 박지은 9단 등 여류 최강자들도 못 이룬 성과다. 현재 진행 중인 여류명인전에서는 승자조 결승에 올라 있는 등 올 들어 박 9단에 이어 여자 다승부문 2위(27승15패),승률 2위(64.29%)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너무 빠르다. 프로에 갓 입문한 지난해 성적은 1승5패(승률 16.6%)에 불과했다. 누가 봐도 부진한 전적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놀라운 반전이다. 입단한 지 1년 만에 이런 괴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아직 어리기 때문에 특별히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이라 대국에 임해서도 승부에 그리 집착하지 않아요. 그냥 마음 편히 즐기면서 두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천재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에 그는 스스로 보기에도 기력이 올 들어 급상승하는 것 같다며 굳이 부인하지는 않았다. "아이큐(IQ)요? 하하… 초등학교 때 141인가 나왔는데 아마 지금은 많이 떨어졌을 거예요. "
프로기사로서의 욕심은 분명히 내비쳤다. "20세가 넘으면 대학 문제도 있고 연애도 해야 하고 이것저것 할 게 너무 많을 것 같다"며 "그래서 10대 때 모든 역량을 다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꿈 같은 생각이지만 앞으로 5년 이내에 삼성화재배 같은 큰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겸연쩍게 말했다.
최 초단은 아마 3단 실력을 갖춘 아버지 손에 이끌려 여섯 살 때부터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당시 광주에서 살 때인데,불과 1~2년 뒤 지역 바둑대회를 휩쓸자 다니던 바둑학원장이 수소문 끝에 서울의 유창혁 도장에 들여보냈다. 그때가 2005년 초등학교 3학년 때다. 그로부터 5년 뒤 프로에 입단한 것.
"밖에서 볼 때 프로기사라고 하면 항상 '승부사 기질'을 떠올리지만 그건 바둑 둘 때만 그래요. 평상시엔 저도 놀고 싶고,배낭여행도 해보고 싶고… 남들하고 똑같아요. " 그는 "며칠 전에 졸업앨범을 찍었는데,친구들이 옅은 화장에 립글로스를 바르고 나온 게 무척 부러웠다"며 "나도 그러고 싶지만 여건상 맘대로 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홍성호 기자 hymt4@hankyung.com
지난해 5월 프로기사에 입문한 최정 초단(15 · 충암중 3 · 사진)이 올 들어 내로라하는 남자 고수들을 잇따라 격파하자 바둑계가 화들짝 놀랐다. 바둑계에서는 "'여자 쎈돌(프로바둑 랭킹1위 이세돌 9단의 별명)'이 나왔다" "열다섯 살 소녀기사의 반상 반란이 시작됐다"는 등 수식어를 붙이면서 그를 주목하고 있다.
최 초단은 지난 6~7월에 지지옥션배 연승대항전에서 서능욱 9단을 침몰시킨 데 이어 장수영 9단,서봉수 9단,오규철 9단 등 이름만으로도 한몫하는 시니어 기사들을 맞아 파죽지세로 8연승을 올려'9단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어 지난달엔 국내 정상급 조한승 9단을 꺾고 여류 최초로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본선 진출권을 따내면서 한껏 이름을 날렸다. 루이나이웨이 9단이나 박지은 9단 등 여류 최강자들도 못 이룬 성과다. 현재 진행 중인 여류명인전에서는 승자조 결승에 올라 있는 등 올 들어 박 9단에 이어 여자 다승부문 2위(27승15패),승률 2위(64.29%)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너무 빠르다. 프로에 갓 입문한 지난해 성적은 1승5패(승률 16.6%)에 불과했다. 누가 봐도 부진한 전적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놀라운 반전이다. 입단한 지 1년 만에 이런 괴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아직 어리기 때문에 특별히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이라 대국에 임해서도 승부에 그리 집착하지 않아요. 그냥 마음 편히 즐기면서 두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천재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에 그는 스스로 보기에도 기력이 올 들어 급상승하는 것 같다며 굳이 부인하지는 않았다. "아이큐(IQ)요? 하하… 초등학교 때 141인가 나왔는데 아마 지금은 많이 떨어졌을 거예요. "
프로기사로서의 욕심은 분명히 내비쳤다. "20세가 넘으면 대학 문제도 있고 연애도 해야 하고 이것저것 할 게 너무 많을 것 같다"며 "그래서 10대 때 모든 역량을 다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꿈 같은 생각이지만 앞으로 5년 이내에 삼성화재배 같은 큰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겸연쩍게 말했다.
최 초단은 아마 3단 실력을 갖춘 아버지 손에 이끌려 여섯 살 때부터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당시 광주에서 살 때인데,불과 1~2년 뒤 지역 바둑대회를 휩쓸자 다니던 바둑학원장이 수소문 끝에 서울의 유창혁 도장에 들여보냈다. 그때가 2005년 초등학교 3학년 때다. 그로부터 5년 뒤 프로에 입단한 것.
"밖에서 볼 때 프로기사라고 하면 항상 '승부사 기질'을 떠올리지만 그건 바둑 둘 때만 그래요. 평상시엔 저도 놀고 싶고,배낭여행도 해보고 싶고… 남들하고 똑같아요. " 그는 "며칠 전에 졸업앨범을 찍었는데,친구들이 옅은 화장에 립글로스를 바르고 나온 게 무척 부러웠다"며 "나도 그러고 싶지만 여건상 맘대로 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홍성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