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15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정 감독은 이날 서울시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의 젊은 음악가를 서로 만나게 하는 것이 이번 방북의 목적이었다. 그들도 합동 연주를 원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날 사람들인 만큼 서로 일찍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의향서에는 '양측 정부가 승인하고 주변 분위기가 성숙될 경우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항이 포함됐다.
정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남북 합동 교향악단이 올해 연말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을 서울과 평양에서 한 번씩 연주하는 것을 가장 원한다"며 "만약 성사된다면 교향악단은 남북한 연주자 동수(同數)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동 교향악단의 연주회가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북한 음악가들과 교류하며 서로 순수한 음악적인 부분을 확인받은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해 반대한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해 희망을 갖고 추진할 것이며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이고 정례적인 행사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또 조선예술교류협회와 젊고 유망한 연주가를 발굴,육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방북 기간에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은하수 관현악단의 리허설을 주재하고,은하수 관현악단의 단원 7명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했다.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공연도 관람했다. 그는 "리허설을 한 7시간 정도 진행했는데,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완벽을 추구하는 연습 방법 때문인지 북한 음악가의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북한 음악가들과 교류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정치적인 문제로 못 만났습니다. 오랜 친분을 쌓아온 자크 랑 프랑스 전 문화부 장관이 최근 북한 관계자를 소개해줘 2주 만에 방북할 수 있게 됐죠.북한에서는 그들의 오케스트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젊은 연주자와 함께 교류해주기를 원해 저를 초청한 것 같습니다. "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