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保革 시민운동가 대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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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 범여권 새 후보로 부상…'탈정치 이미지' 박원순과 맞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여권의 새로운 서울시장 후보로 떠올랐다. 이 전 처장이 범여권 후보가 된다면 시민운동가 출신끼리 서울시장 선거를 치르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연출된다.
◆"헌법적 가치 지킨 것 평가 받겠다"
이 전 처장은 1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전 처장은 이날 출마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을 포함한 중도세력을 아우르는 범여권 단일화가 필요하고,끝까지 침묵해선 안 되는 시대 상황 때문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진보 · 보수 어느 쪽도 아닌 헌법적 실용주의자"라며 "헌법적 가치,소신에 있어서 어떤 불리한 상황에서도 굽히지 않았던 점은 좋게 평가받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 "한나라당 갖고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한나라당에 들어가면 시민사회가 선뜻 받아들이겠나. 한나라당을 포괄하는 새로운 차원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만약 분열이 우려된다면 마음을 비우겠다"고 했다.
그는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서는 "박 변호사가 주도한 참여연대의 총선 반대 운동은 아무리 법이 잘못됐더라도 그 법이 바뀌기 전엔 반드시 지켜야 했다"고 각을 세웠다.
◆박원순과 각 세울 '카드'
당 지도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 전 처장의 가장 큰 장점은 '탈정치' 이미지를 지닌다는 것과 범 야권 단일후보로 유력한 박 변호사와 선거구도를 만들기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그는 전북 정읍 출신으로 시민 사회운동가로 활동했다. 당 지도부는 그가 후보가 되면 서울지역에서 한나라당의 최대 약점인 호남 출신 유권자와 시민사회 쪽의 지지를 한번에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박 변호사가 경남 창녕 출신으로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시민운동가라는 점에서도 보수와 진보라는 선거구도를 만들 수 있다.
'동지에서 적으로' 돌아선 두 사람의 '인생스토리'도 당 지도부가 그를 여권 단일후보로 고려한 이유다. 이 전 처장은 1994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참여하면서 시민운동 전면에 등장했다. 박 변호사는 1995년 시민사회에서 경실련과 양대 산맥을 이룬 참여연대에 몸을 담았다. 함께 시민운동에 투신했던 두 사람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박 변호사가 주도한 낙천 · 낙선 운동에 대한 의견이 갈리면서 다른 길을 걸었다. 이 전 처장은 2004년 헌법소원을 통해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을 이끌어내며 이름을 알렸다.
물론 이 전 처장이 여권 단일후보가 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일단 여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룰 조정에 대해 이견이 있는 데다 당내 1위 주자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벽을 넘는 것도 간단치 않다.
구동회/허란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