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예대마진율(대출이자율-예금이자율)을 가장 크게 확대시킨 은행은 SC제일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마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씨티은행이었다. 이 때문에 외국계 은행이 국내에서 이자 따먹기에만 열을 올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은행권의 상반기 예대마진율 자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예대마진율이 4.07%를 기록해 국내 17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시중은행 중에선 한국씨티은행에 이어 외환은행(3.52%) 우리은행(3.11%) 국민은행(3.09%) 등이 3%대를 넘어서며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씨티은행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줄곧 4%를 넘는 예대마진율을 보여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예대마진율을 나타냈다. 2008년 4.39%,2009년 4.07%,2010년 4.08% 등으로 계속해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한국씨티는 신용대출 및 카드자산이 많아 다른 곳에 비해 예대마진율이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연체율 등을 감안한 최종 이익률은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시중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이 많아 예대마진율은 낮지만 연체율이 낮아 최종 이익률은 높다"고 덧붙였다.

SC제일은행의 상반기 예대마진율은 2.92%로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 2.43%와 비교하면 0.4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다른 은행의 예대마진율 상승폭은 신한은행 0.07%포인트,우리은행 0.24%포인트,하나은행 0.07%포인트 등이었다.

은행의 예대마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선 대출금리는 높아지고 예금금리는 오르지 않았다는 얘기다. 은행의 이자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대출 고객의 부담이 커진다. 실제 은행권의 1분기 이자이익은 9조7000억원에서 2분기 9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은행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9조3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은행들의 예대마진율은 하반기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 금리 인상을 용인해주면서 은행들은 지점장 전결 등 우대금리 조건을 없애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은행권 저축성예금과 가계대출의 금리 차는 3.00%포인트다. 2009년 3월 1.73%포인트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 3월 이후 내내 3%포인트대에 머물러 있다. 2007년 3월 3.01%포인트 이후 4년 만의 최고치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의 유동성이 증시나 부동산으로 가지 않고 은행권에만 몰리다 보니 예금 금리가 낮아져 예대금리 차는 벌어지고 있다"며 "예대금리 차이가 잔액 기준으로만 커지고 있고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줄고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