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율복장 강한승 씨
스키니진·타이트한 티셔츠, 두툼하고 화려한 운동화 선호
"내 몸엔 정장이 안 어울려요"
비즈니스 캐주얼 임상혁 씨
스트라이프 셔츠·남색 재킷, 베이지색 면바지로 깔끔하게
"난 단정함을 추구해요"
◆ 스포티 가이 - 대상 강한승 씨
강한승 대상 소비자만족자율관리시스템(CCMS)운영팀 매니저(31 · 대리급)가 사진 촬영을 위해 한국경제신문에 찾아왔을 때 "정말 이렇게 입어도 돼요?"라고 첫 질문을 던졌다. 청바지,티셔츠,원색 운동화는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식품업계의 근무복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기 때문이다.
대상은 2009년 근무 복장을 완전 자율화한 이후 이런 스타일을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다. 정장을 선호하지 않는 강 매니저로선 '물 만난' 셈이다. 그는 특히 모자와 운동화에 관심이 많아 50점 이상씩 갖고 있다. 빨강 · 주황 · 보라 등 원색 계열을 좋아한다. 요즘 가장 아끼는 아이템은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구애정 신발'로 알려진 리복의 퓨리 운동화다. 청바지는 한때 부츠컷 스타일을 선호했지만 요즘엔 '누디진'(워싱 없는 짙은 청바지)과 스키니진을 바꿔 입는다. 티셔츠는 면의 재질과 착용감이 좋은 아베크롬비 제품을 좋아한다. 시계는 브라이틀링을 선호한다.
그는 '팀 블랙홀'이라는 루어낚시(모형 물고기를 미끼로 쓰는 낚시)팀에 소속된 프로선수다.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만큼 선크림만큼은 챙겨 바른다. "많은 양을 바르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니베아'를 좋아하고 SPF 50+++(자외선 차단효과가 가장 높은 제품)로 고릅니다. "
남성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를 아는 것"이라는 게 강 매니저의 지론."자신의 장 · 단점과 신체조건을 이해하고 잘 어울리는 코디를 하는 것이 패션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어울리면 명품이 무슨 소용 있겠어요?" 웬만해선 비싼 명품에 큰 돈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스스로 꼽은 장점은 하체가 긴 편이어서 청바지가 잘 어울린다는 것.단점은 '샤프하지 않은' 외모 때문에 정장이 안 어울린다는 것을 꼽았다.
최근 고민은 모든 남성 직장인의 공통 고민인 뱃살이다. 타이트한 셔츠를 입을 때 갈수록 배에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강한승 매니저(31 · 직장생활 4년차)
▶대상 CCMS운영팀
▶경기 의정부,180㎝,72㎏, 다음달 결혼
▶패션 · 스타일에 월 평균 30만원 투자
▶선호 브랜드는 아베크롬비(티셔츠) 누디진(청바지) 아디다스(운동화) 프라다(스니커즈) 비오템옴므(화장품)
▶블로그 blog.naver.com/hsy002002
▶ 입고 있는 옷
티셔츠-아베크롬비/ 30달러대, 바지-누디진/ 20만원대
선글라스-레이밴/ 10만원대, 가방-레스포삭/ 20만원대
전문가 조언 / 문경아 LG패션 디자인 실장
패턴있는 컬러풀 티셔츠에 바지는스트레이트 핏이 적당
복부비만이라고 볼 수 없는 정도인데 고민이라고요? 30대가 넘으면 다들 뱃살 고민을 하실 텐데,뱃살이 보이지 않도록 헐렁한 옷을 입으면 좋다고 많이들 오해하고 있더라고요. 몸에 적당히 붙는 옷을 입는 게 날씬해 보인다는 점 꼭 기억해야 합니다. 단색보다는 패턴이나 프린트가 있는 컬러풀한 상의를 입는 게 좋습니다. 복부비만이 과도하다고 생각되는 분은 네이비ㆍ블랙 등 어두운 색을 선택하시는 게 좋고요,재킷 안에 베스트(조끼)를 입으면 시선 분산 효과가 생겨 실제보다 날씬해 보일 수 있습니다. 또 하의를 너무 딱 달라붙는 스키니를 입는 것보다 스트레이트(일자형) 핏을 입는 것을 추천합니다.
◆ 스마트 가이 - CJ제일제당 임상혁 씨
임상혁 CJ제일제당 인사팀 대리(33)는 깔끔하고 반듯한 이미지의 'CJ맨'이다. 해외 · 경력사원 채용을 맡고 있는 그는 패션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며 산다.
"인사업무 특성상 면접자를 짧은 시간에 평가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얼마나 준비했고,우리 회사에 예의를 갖췄는지는 외모와 옷차림을 통해 관찰하게 되지요. "
임 대리는 스트라이프 무늬 셔츠에 짙은 남색 계열 재킷과 베이지색 바지의 조합을 즐겨 입는다. 아주 무난한 비즈니스 캐주얼인데,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기장과 핏(몸에 붙는 정도)이다.
"저는 어깨가 넓은 편이라 타이트한 옷을 입으면 몸이 가분수처럼 보일 수 있거든요. 또 원래 튀는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적절한 크기의 옷을 단정하게 입는 걸 선호합니다. "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이상적인 브랜드로는 '에르메네질도 제냐'를 꼽았다. 피팅감이나 옷의 원단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셔츠는 30여벌을 갖고 있는데 절반이 맞춤셔츠다. 역시나 몸에 잘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맞춤셔츠 브랜드 '해밀턴셔츠'를 주로 이용한다. 가격은 한벌에 3만~5만원 선.
액세서리는 선호하지 않는다. 다만 결혼 예물인 오메가 시계와 몽블랑 볼펜,여권지갑이 3년 이상 애용해온 '완소'(완전 소중한) 아이템.그는 "남자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함과 단정함이라고 생각한다"며 "결혼을 하고 나이가 들수록 중후하고 클래식한 것들에 관심이 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 옷 가운데 이해할 수 없는 스타일은광택이 심한 회색 정장을 뜻하는 이른바 '은갈치' 패션을 꼽았다. 스스로 평가한 자신의 장점은 체격이 왜소하지 않다는 것.콤플렉스는 "머리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 그는 헤어스타일을 최대한 짧게 유지하고,왁스를 사용해 늘 머리에 바짝 붙이는 편이다.
임상혁 대리(33 · 직장생활 6년차)
▶CJ제일제당 인사팀
▶서울 반포,178㎝,79㎏,2008년 결혼
▶패션 · 스타일에 월 평균 10만원 이상 투자
▶선호 브랜드는 제냐(정장) 브룩스브라더스(구두) 바나나리퍼블릭(티셔츠) 아베크롬비(청바지)
▶페이스북 shlbfb@hotmail.com
▶ 입고 있는 옷
재킷-아르마니/150만원(한벌),셔츠-해밀턴(맞춤셔츠)/3만5000원
바지-바나나리퍼블릭/ 78달러,신발-브룩스브라더스/ 150달러
전문가 조언 / 조민건 이철헤어커커 원장
앞머리 내려 이마 가려주고 왁스로 머리카락 잡아줘야
헤어스타일은 체격은 물론 몸무게,이목구비,성격 등 전체적으로 보고 선택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체구에 비해 머리가 큰 분은 '숏컷'을 하시는 게 맞습니다. 머리가 크다는 건 얼굴 면적이 넓다는 얘기와 같기 때문에 앞머리는 가급적 내려 이마를 가려주는 게 좋고요. 왁스를 바를 때도 머리숱이 많고 머리카락이 굵은 분은 하드한 매트 왁스로 머리카락을 잡아줘야 합니다. 반면 머리숱이 적거나 머리카락이 가는 분이 매트 왁스를 쓰면 볼륨감이 더 없어지고 머리카락이 뭉치게 되죠.라이트한 타입의 검 왁스를 사용하시는 게 맞습니다. 옆머리를 붙일 때는 마치 딱풀처럼 생긴 스틱형 왁스로 눌러주면 간편하게 헤어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임현우/민지혜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