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상정했다.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 속에 비준안을 직권상정했다. 지난 6월 국회에 제출된 지 106일 만이다. 야당이 비준안 상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최종 처리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남 위원장은 해리 리드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늦어도 내주까지 한 · 미 FTA 비준을 위한 관문인 무역조정지원(TAA)과 일반특혜관세(GSP) 제도 연장안을 상원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점 등을 근거로 "객관적으로 오늘 미국 의회의 비준 절차가 시작됐다는 판단을 했다"며 비준안 상정을 강행했다.

민주당 외통위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이것은 여야가 합의한 것이 아니라 위원장이 직권상정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비준안 의회 제출이 객관적으로 명확하지 않은데도 상정했다"고 비판했다.

남 위원장은 "비준안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상정하는 것"이라며 "강행 처리하지 않고,미국보다 먼저 처리하지 않으며,재재협상이 필요할 경우 앞장서서 상정을 철회하겠다는 세 가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성환 외교부 장관이 비준안 제안 설명을 하는 동안 집단 퇴장했다.

한나라당은 외통위 의결 절차를 거쳐 늦어도 정기국회 회기 중인 10월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과의 재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민주당 등 야당이 강행 처리시 몸으로 막겠다고 벼르고 있어 여야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