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해법 못낸 美ㆍ유럽 '브릭스 끌어들이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美·유럽재무회의 '그리스에 80억 유로 지원' 연기
국제금융協 "신흥국이 200억 유로 풀면 위기 해결"
국제금융協 "신흥국이 200억 유로 풀면 위기 해결"
"논란만 있고 진전은 없었다. "
지난 주말 폴란드 바르샤바에 열린 유럽 재무장관 회의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평가다. 27개국 재무장관들은 유럽 재정위기 해결 방안을 논의했지만 성과가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더욱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부상했다"고 평했다. 미국과 유럽의 갈등도 표출됐다. 미국은 '과감한 행동'을 촉구했지만 유럽은 "미국은 말할 자격이 없다"며 묵살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구원투수로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이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갈등
시장의 기대는 컸다. 각국 중앙은행이 발빠르게 유럽 은행들에 달러 유동성을 지원키로 한 데 이어 열린 재무장관 회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무장관 회의는 그리스에 대한 80억유로 지원안 결정을 다음달로 미뤘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는 스스로 지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유럽 은행들에 대한 자본확충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리스의 디폴트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원 확대 방안을 놓고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금융거래세' 도입을 제안했다. 금융회사들로부터 세금을 거둬 유동성 부족 국가를 지원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영국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유럽 간 갈등도 표면화됐다. 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유럽의 운명을 다른 이들의 손에 맡기지 말고 각국 모두가 공조해야 한다"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우리는 비유로존 회원국(미국)과 EFSF 증액을 논의하지 않는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마리아 펙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은 "유로존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은 미국이 (유럽에) 무엇을 하라고 훈수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브릭스,유로존 구원투수 나서나
선진국이 해법을 못 찾고 있는 가운데 브릭스(BRICs) '구원투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넉넉한 신흥국들이 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국채를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전 세계 440여개 은행,보험사 등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국제금융협회(IIF)는 브라질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국가들이 참여해 200억유로에 불과한 그리스 정부의 부실국채 재매입 규모를 두배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국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을 내놓으면 IMF가 그리스 정부에 국채 매입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훙 트란 IIF 부총재는 "IIF의 제안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2~25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IMF · 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신흥국의 유로존 채권 매입 논의가 중심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브릭스 국가들은 회의에 앞서 유로존 지원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임기훈 기자 comeon@hankyung.com
지난 주말 폴란드 바르샤바에 열린 유럽 재무장관 회의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평가다. 27개국 재무장관들은 유럽 재정위기 해결 방안을 논의했지만 성과가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더욱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부상했다"고 평했다. 미국과 유럽의 갈등도 표출됐다. 미국은 '과감한 행동'을 촉구했지만 유럽은 "미국은 말할 자격이 없다"며 묵살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구원투수로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이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갈등
시장의 기대는 컸다. 각국 중앙은행이 발빠르게 유럽 은행들에 달러 유동성을 지원키로 한 데 이어 열린 재무장관 회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무장관 회의는 그리스에 대한 80억유로 지원안 결정을 다음달로 미뤘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는 스스로 지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유럽 은행들에 대한 자본확충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리스의 디폴트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원 확대 방안을 놓고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금융거래세' 도입을 제안했다. 금융회사들로부터 세금을 거둬 유동성 부족 국가를 지원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영국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유럽 간 갈등도 표면화됐다. 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유럽의 운명을 다른 이들의 손에 맡기지 말고 각국 모두가 공조해야 한다"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우리는 비유로존 회원국(미국)과 EFSF 증액을 논의하지 않는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마리아 펙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은 "유로존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은 미국이 (유럽에) 무엇을 하라고 훈수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브릭스,유로존 구원투수 나서나
선진국이 해법을 못 찾고 있는 가운데 브릭스(BRICs) '구원투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넉넉한 신흥국들이 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국채를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전 세계 440여개 은행,보험사 등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국제금융협회(IIF)는 브라질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국가들이 참여해 200억유로에 불과한 그리스 정부의 부실국채 재매입 규모를 두배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국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을 내놓으면 IMF가 그리스 정부에 국채 매입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훙 트란 IIF 부총재는 "IIF의 제안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2~25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IMF · 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신흥국의 유로존 채권 매입 논의가 중심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브릭스 국가들은 회의에 앞서 유로존 지원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임기훈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