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라톤 웨스틴 등을 거느리고 있는 글로벌 호텔기업인 스타우드가 2014년께 국내에 비즈니스 호텔을 건립한다. 한국을 찾는 기업인과 관광객이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이들이 묵을 만한 숙박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스타우드 호텔&리조트의 매튜 프라이 호텔인수개발본부 수석부사장(사진)은 지난 주말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스타우드 산하 비즈니스 호텔(3~4성급) 브랜드인 포포인츠,어로프트 등을 3년 안에 한국에 들여올 계획"이라며 "호텔이 들어설 장소는 서울과 부산이 아닌 제3의 지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호주 등 아시아 · 태평양 지역 호텔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프라이 수석부사장은 최근 서울 신도림역 인근에 문을 연 쉐라톤디큐브시티호텔 개장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웨스틴 쉐라톤 W 등 9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스타우드는 100여개국에서 980여개 호텔 및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호텔업계의 글로벌 리더다.

프라이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객실 투숙률이 높아지는 등 호텔산업 성장세가 가장 뚜렷한 나라 중 하나"라며 "특히 (향후 관광업계의 돈줄이 될)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점에서 중 · 장기 전망도 매우 밝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한국처럼 토종 호텔업체가 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많지 않다"면서도 "스타우드는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통합마일리지프로그램(SPG)을 운영하는 등 한국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친숙하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에서 판매되는 객실의 절반이 SPG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서울과 부산이 아닌 곳에 호텔을 지으려는 이유에 대해선 "서울 · 부산 이외 지역에도 호텔을 필요로 하는 수요는 엄청나게 많은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호텔 운영자 입장에선 경쟁이 치열한 서울 · 부산보다 제3의 지역에 진출하는 게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포포인츠나 어로프트가 들어설 곳으로 서울 외곽지역이나 지방 대도시 또는 제주도를 꼽고 있다.

프라이 수석부사장은 다만 스타우드그룹이 직접 토지를 매입한 뒤 호텔을 짓는 방식으로 진출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단언했다. 기존에 국내에 선보인 웨스틴조선호텔(신세계) 쉐라톤워커힐 및 W호텔(SK) 쉐라톤디큐브시티호텔(대성산업)처럼 국내 기업과 합작 형태로 비즈니스 호텔을 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6개월 안에 (한국 파트너와) 호텔 개발 계약을 맺을 계획이어서 2014년에는 스타우드 산하 첫 비즈니스호텔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한국 업체들로부터 그들이 보유한 대형 오피스 건물을 비즈니스호텔로 바꿔 운영해보자는 제안도 받았다"며 상황에 따라 국내에 비즈니스호텔을 추가로 건립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프라이 수석부사장은 그러나 스타우드 산하 최고급 호텔 브랜드인 '세인트레지스' '더럭셔리컬렉션' '르메르디앙' 등을 한국에 선보이는 방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답했다.

최근 문을 연 쉐라톤디큐브시티호텔에 대해선 "복합쇼핑몰에 호텔을 내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오피스뿐만 아니라 쇼핑,문화 등이 어우러진 디큐브시티 단지와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69개 객실을 보유한 이 호텔은 서울 서남권의 유일한 특1급 호텔이다. 그는 "서울은 스타우드의 중요한 시장"이라며 "디큐브시티호텔 개장은 스타우드가 웨스틴 · W 등이 자리한 서울 중부와 동북권을 넘어 서남권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