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돈 굴리기, 현금만 갖고 있다간 낭패…자산배분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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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위험자산 40%ㆍ안전자산 60% 투자를
소위 1차 베이비붐 세대라고 일컫는 1955~1963년에 출생한 사람들의 은퇴가 조만간 본격화된다. 이 시기 태어난 사람들은 약 700만명으로 자국 내 전체 인구의 15% 정도 차지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80세에 달하는 이들이 현재 은퇴한다면 최소 25~30년간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가계는 거의 노후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은퇴백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60세에 은퇴할 경우 예상 연 소득은 평균 1600만원 정도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은퇴 직전 연평균 소득인 4000만원의 41%에 그치는 것이다.
독일이나 미국,영국,캐나다 등 선진국의 경우 은퇴 후 예상되는 연 소득이 은퇴 직전 소득의 50%를 넘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은퇴 후 소득은 크게 떨어지는 셈이다. 소위 은퇴소득 대체율이 41%로 주요 국가들과의 비교에서도 꼴찌 수준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은퇴 후 효율적인 자산관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캐치업 전략
베이비부머 세대가 향후 부족한 노후생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자산 증대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우선이다.
과거 미국의 한 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래 수익은 어떤 자산에 얼마만큼의 비중으로 투자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여러 다양한 자산 가운데 어떤 자산에 대한 투자를 내려야 할지를 선택해야 할 경우 금융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부족하다면 잘못된 자산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 증가로 충분한 필요자금 확보가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금융시장은 국내외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퇴자들이 본인의 재무상태,나이,위험 선호도에 따른 다양한 상품을 선택해 최소한 은행예금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 적극적 자산배분을 해야 뒤처진 은퇴자금마련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 상품으로 적립식 펀드를 들 수 있다. 2000년부터 매월 일정금액을 불입해 작년 12월 말까지 10년간 꾸준히 불입했다면 수익률이 어느 정도였을까.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라는 큰 파고까지 겪었지만 누적수익률 98.2%,연평균 8.9%의 놀라운 수익률을 나타내 은행예금의 2배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최근 설정액이 급증하고 있는 펀드 가운데 월지급식 펀드도 향후 노후생활 대비에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상품은 매월 일정금액을 분배받으면서 투자한 원금을 지키기 위해 나온 펀드로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한 상품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은퇴 후 자산관리
60세 전후로 퇴직 후 여전히 많은 생을 살아갈 것을 고려한다면 은퇴 후의 자산 관리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퇴직 후 충분히 안심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이 있다면 문제가 없겠으나 그만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퇴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면서 자금을 확보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퇴직 후 자산운용은 이전과는 달라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왜냐하면 퇴직 이전은 자산의 일부를 운용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으나 퇴직 이후는 쌓아온 자산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나이에 맞는 자산관리 방법을 택해야 하는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이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는 투자법이다. 즉 현재 나이가 60세라면 40%만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60%는 안전자산에 투자해 자신의 현재 자산을 최대한 지키면서 자산을 증식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그러나 주변을 보면 아쉽게도 나이가 들어감에도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불안감과 조급함으로 그동안 축적한 자산의 많은 부분을 일시에 위험자산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은퇴 후에는 안정적인 자산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위험 자산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해당 위험자산이 가지고 있는 기대수익률에 수렴하나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이고 집중적으로 위험자산에 투자할 경우 이런 변동성을 이겨내지 못하고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로는 글로벌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전 세계 경제시스템이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쪽으로 계속 선회하면서 인플레이션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후를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자금이 마련돼 있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현금만 가지고 있을 경우 그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비로 꾸준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인플레이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채권,금 등의 실물에 대한 투자 등을 주저하지 말고 실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배성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펀드리서치팀 연구위원
sj.bae@hdsr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