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내 증시가 적극적인 매수 주체의 부재로 사흘 만에 하락했다. 지난 주말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투자자들을 관망세로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오는 19일(현지 시간) 그리스 긴축이행에 대한 트로이카(EU·ECB·IMF)의 실사 재개, 20~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2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미국의 정책 기대감이 하단을 받치고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가 상단을 제한하는 1700~1900선 사이의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이란 진단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부자 증세를 통한 재정정책과 FOMC의 통화정책 등 시장이 좋아할 만한 정책을 제시할 것 같다"며 "문제는 유로존 이슈의 해결 실마리가 잡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정책 기대감이 유효한 만큼 유럽 문제가 진정되면 그간 빠져나갔던 유럽계 자금이 다시 들어올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같은 움직임은 이번주의 이벤트 구간이 지나간 이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환율이란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 것도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매를 방해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4.5원(2.20%) 오른 11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중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디폴트와 관련된 루머가 시장에 퍼지면서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환율 문제가 추가됐다"며 "환율이 안정되지 않으면 종목별 수혜주를 봐야하지만 루머에 의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환율에 따라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의 움직임이 급격히 바뀌지 않아 일시적인 변화로 보인다"며 "미국은 지속적으로 달러 약세를 용인할 것이기 때문에 환율은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스권 장세를 감안하면 대형주 위주의 단기매매로 시장에 대응하란 조언이다.

한 연구원은 "1700~1900선 사이의 박스권을 고려하면 1800선 위에서는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시점이 아니다"며 "대형주 위주로 장이 움직이기 때문에 단기매매 관점으로 이들 종목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