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계속 올라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이 LH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의 3.3㎡당 분양가는 2008년 753만원에서 작년 811만원으로 8% 올랐다.

LH의 분양가가 오르면서 서울시 산하 개발공사인 SH공사와 각 지역개발공사 등 전국의 공기업이 짓는 공공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도 2008년 938만원에서 2011년 5월 1044만원으로 11%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GS건설 대림산업 등 민간 건설사가 지은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334만원에서 1009만원으로 24% 하락해 평균 가격은 공공아파트가 더 비싸졌다.

같은 지구의 공공아파트도 분양가가 급격한 오름세다. 경기 의왕시포일지구에서 LH가 2009년 분양한 아파트 가격은 3.3㎡당 970만원이었으나 올해 같은 지구의 옆 블록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3.3㎡당 1296만원으로 33.7% 뛰었다.

성남도촌지구도 작년 3.3㎡당 분양가가 1070만원이었으나,올해 옆 블록은 1248만원에 분양돼 3.3㎡당 178만원 올랐다.

지방도 마찬가지여서 LH가 공급한 충남의 세종시 첫마을도 작년엔 3.3㎡당 650만~693만원에 분양됐으나 올 들어선 3.3㎡당 700만~755만원으로 상승했다.

정 의원은 "민간 건설사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분양가를 낮추는 반면 공기업인 LH는 방만 경영으로 부채가 많고,그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때문에 오히려 분양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LH의 부채는 올 6월 말 기준 125조원으로 하루 이자만 100억원에 육박한다.

정 의원은 "LH의 부채를 줄여주고자 정부는 작년 12월과 올 3월 두 차례에 걸쳐 채권인수와 정부배당금 면제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LH는 인원감축,임금반납,사업조정 등 자체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선 손을 놓고 있다"며 "2012년 말까지 정원 5600명을 목표로 전체 인원의 24%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으나,현재 근무 인원은 6583명"이라고 지적했다.

또 "LH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 직원의 임금 10%를 반납하겠다고 했지만 2009년과 지난해에는 임원만 반납했고,올 들어선 직원들이 받은 성과급의 일부만 돌려줘 임금총액의 10%인 439억원에 못 미치는 294억원만 반납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를 감안해 책정하다가 불경기가 찾아오자 낮춘 것이고,우리는 최대한 낮추다가 자재비 등 물가가 올라 이를 반영한 것"이라며 "방만 경영과 분양가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원 감축에 대해선 회사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