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 참여를 전격 포기했다. 실사 결과 "인수 리스크가 당초 예상보다 크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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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향후 투자 부담 등을 고려해 하이닉스 인수 추진 작업을 중단한다고 19일 발표했다. STX는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고,하이닉스의 낸드와 비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해 향후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중동 국부펀드와 컨소시엄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근거로 투자를 추진했으나 세부 조건에 대한 최종 합의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STX 측은 "하이닉스 인수 추진 중단에도 불구하고 기존 그룹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일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STX가 발을 빼면서 하이닉스 매각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지게 됐다. 채권단은 △입찰 기간 연장 △SK텔레콤 단독 입찰 허용 △유찰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협의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채권단이 SK텔레콤의 단독입찰을 통해 '딜'을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단독응찰 시의 매매가격을 둘러싼 특혜시비가 불거질 경우 매각 작업은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인수 후보인 SK텔레콤은 "본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