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러시아 연해주에 제2농장을 조성,영농사업을 확대한다. 조선사업 비중을 점차 줄이며 플랜트 및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이어 녹색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다.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연해주에 여의도 넓이의 23배(6700㏊)에 이르는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시노프카 농장을 인수,현대미하일로프카농장을 설립한다고 20일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향후 3년간 이 농장에 13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농장 운영은 자회사 현대자원개발이 맡는다.

이 농장은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150㎞ 떨어진 곳에 있다. 내년부터 콩 4000t과 밀 2000t,귀리 1000t 등 총 7000t의 곡물을 생산한다. 2014년에는 매출 375만달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농장 설립은 2009년 현대하롤농장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중공업은 1만㏊ 규모의 현대하롤농장에서 친환경 윤작을 통해 지난해 콩과 옥수수 등 7800여t의 곡물을 생산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약 1만7000㏊ 규모의 러시아 2개 농장에서 총 1만6000t규모의 곡물을 수확할 수 있게 됐다. 수확한 곡물은 국내에도 들여올 계획이다.

새로 설립한 농장은 연해주 농업 중심지인 미하일로프카 지역에 있고,기존 농장과도 지리적으로 가까워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한 달간 옥수수 선물가격이 13.8%나 상승하는 등 세계 곡물 수급에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영농사업 확대로 70%에 달하는 곡물 수입 해외기업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사업부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45%에 이르는 조선 사업부문 비중을 향후 30%까지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