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원 차이로 주인 엇갈린 2200억원대 사업지.'

SK건설과 자회사인 SK D&D가 최근 서울지하철 2 · 9호선 환승역인 당산역 인근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 부지를 값싸게 확보했다. SK는 이 지역이 '지식산업센터 메카'로 자리잡고 있는 점을 감안,이르면 연말께 지식산업센터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대우자동차 디자인센터가 있던 이 부지(1만5763㎡)는 지난해 말 용적률 499%를 적용,연면적 9만9000㎡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를 지을 수 있는 1종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주상복합으로 용도를 변경하려던 시행사가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대금이 연체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막히자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 공매 물건으로 내놓게 됐다. 지난달 3일 입찰금 1089억원에 1차 공매를 시작한 뒤 8차까지 거치며 552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예정가 500억원으로 9차 공매를 시작하기 직전 SK와 아이에스동서는 8차 공매 예정가로 선착순 수의계약을 하기 위해 공매장을 찾았다. 두 회사의 입찰금을 비교한 결과 아이에스동서보다 8억원을 높여 쓴 SK가 땅을 차지했다. 마침 당일 공매에 참여하기 위해 공매장에서 대기 중이던 현대건설 대우건설 코오롱건설 관계자들은 SK의 수의계약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업계에서는 당산역 일대 토지가격이 3.3㎡당 2000만원을 웃돌지만 SK는 공매에서 1500만원대에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은 여의도가 가깝고 지하철 당산역은 물론 영등포구청역 선유도역이 근처여서 지식산업센터 부지로는 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 들어 아이에스비즈타워 코오롱사이언스밸리 같은 지식산업센터가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도 사업 기대감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로나 성수보다 인기가 높고 수요가 많은 지역이 당산역 일대"라며 "지식산업센터 업계에서는 SK가 모처럼 한 건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