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수백억원대 ‘가짜 명품’을 제조·판매한 ‘짝퉁계의 큰 손’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중부경찰서는 20일 가짜 명품 핸드백·지갑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상표법위반)로 유통업자 장모씨(33)와 임모씨(3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제조업자 신모씨(49)를 불구속 입건했다.

장씨 등은 150억원 상당 가짜 루이비통·샤넬·구찌·버버리·MCM 등 가방·지갑을 만들어 동대문시장 등에서 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은 지난 19일 오후 종로구 숭인동 제조공장, 동대문구 제기동과 경기 성남시 상적동의 보관창고 등 3곳을 압수수색해 가짜 명품 가방·지갑 등 4708점을 압수했다.

버버리·MCM 등 가방 5000개 분량 원단 99롤과 각종 부자재 52상자를 포함한 압수 물품은 시가 150억원 상당이었다.경찰조사 결과 장씨등은 일부 제품의 원단·부자재를 국내에서 납품 받았다.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려고 인적이 드문 야산 인근에 보관창고를 마련한 뒤 퀵서비스로 물건을 배송,수사망을 피해왔다.

‘짝퉁 명품’ 가방을 정가의 10% 수준인 10~15만원에 납품 받은 상인들은 소비자에게 30~40만원 대에 팔았다.지갑의 경우 20~30만원 대에 판매했다.장씨 등은 “최근 3개월 동안만 팔았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최소한 3년 이상 가짜 명품을 팔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월 “동대문시장을 중심으로 짝퉁 명품을 유통하는 업자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보관창고 추정지에 잠복해왔다.경찰 관계자는 “짝퉁 명품은 원단 문양의 좌우 대칭이 일치하지 않고 가방의 손잡이 곡선이 매끄럽지 않으며 박음질 간격이 다르다”며 “전문가가 아니면 육안으로 쉽게 식별하기 어렵지만 이번에 제조·유통업자들을 검거한 만큼 당분간 동대문시장에서 유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경찰은 장부 정리를 담당했던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