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홈페이지가 맹형규 장관 앞에서 3분 만에 뚫렸다.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안부 국정감사장에서는 신종 해킹수법인 '화면 해킹'이 연출됐다. 김태원 한나라당 의원이 행안부 홈페이지를 손쉽게 해킹하자 맹 장관의 얼굴은 굳어졌다.

화면 해킹은 해커가 사용자의 컴퓨터 화면에 나오는 모든 작업을 다 들여다볼 수 있는 신종 해킹수법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해커들이 이메일과 파일 다운로드 등을 통해 악성코드를 퍼뜨린 뒤 사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주민번호,인터넷뱅킹 비밀번호 등을 훔쳐보며 직접 빼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김 의원은 위원장석 뒤 스크린에 일반 시민과 해커의 컴퓨터 화면을 나란히 띄우고 해킹 악성코드를 사용자 컴퓨터에 심었다. 시민이 인터넷 창을 열어 행안부 홈페이지로 이동하자 해커의 화면에도 똑같은 화면이 나타났다. 시민이 로그인 창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해커 화면에도 똑같은 아이디 및 비밀번호가 나타났다.

민원24 홈페이지 해킹도 시연됐다. 이 사이트에서 주민등록 등 · 초본 등을 발급받으려면 공인인증서가 필요하지만 김 의원은 클릭 한 번에 해커의 컴퓨터로 공인인증서를 받아냈다.

김 의원은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에선 화면 해킹 프로그램을 몇 만원에 팔고 있으며 사용법을 한글로 설명한 웹페이지까지 제공하고 있다"며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