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바이오산업 육성책을 구체화하면서 SK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대기업 바이오사업부가 주목받고 있다. 확실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갖추고 있는 데다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잠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최근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SK케미칼은 20일 3.57%(2600원) 상승한 7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대부분 바이오기업들이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하락세로 돌아선 데 비해 SK케미칼은 4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바이오제약 부문 매출 비중은 전체(1조3350억원)의 26.6%에 달한다.

신지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주가가 상승한 주요 바이오기업들과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를 비교해보면 SK케미칼은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다"며 "바이오사업 부문의 성장성이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혈액 백신 등 특수제제 위주의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를 비롯해 2013년까지 12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세포배양백신 분야의 선제적 행보를 투자 포인트로 꼽았다.

한화케미칼은 양대 신성장동력인 태양광과 바이오사업 때문에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 부문의 성장성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이 회사는 이날 4.38%(1300원) 오른 3만1000원으로 뛰어올랐다.

올초 미국 바이오회사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영입,바이오사업에 속도를 냈던 한화케미칼은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의약품)제품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달 미국 다국적제약사인 머크와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HD203' 공동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은 게 대표적 사례다.

'HD203'은 지난해 8조원어치가 팔려나간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다. 회사 측은 "현재 'HD203'의 임상 속도와 성과 등을 감안할 때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시장 진입을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