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스에서 '삼포(三捕)세대'라는 신조어를 들었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연애도,결혼도,출산도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다고 한다.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적으로 과거보다 부유해졌는데,왜 젊은이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생의 가장 큰 축복이자 행복인 아이를 포기해야 하는가?

필자는 국가의 근간이 되는 핵심정책 두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출산장려와 고용정책을 꼽을 것이다. 세금의 재원인 국민들이 성실히 납세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국가를 부강하게 하는 데 기본이 된다. 따라서 재원인 인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는 국가의 부와 직결된다. 고대 스파르타가 몰락한 가장 큰 원인이 인구 감소였듯 저출산이 납세 재원을 감소시켜 국가를 경제적 몰락으로 끌고감은 자명하다. 그래서 한국이 최우선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할 문제는 저출산이다.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그렇다면 저출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일까? 첫째 '양육=돈'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에서 해방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와 유치원부터 시작되는 비싼 등록금 등을 양육자 개인의 짐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이를 국가,기업,사회단체가 함께 나눠져야 한다. 성공한 출산정책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프랑스의 예를 들어보자.프랑스는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적자재정을 감수하면서까지 엄청난 노력을 쏟았다. '낳기만 하면 국가가 길러준다'는 슬로건 아래 국가와 기업 그리고 사회단체가 협력해 양육비 부담을 줄였다. 그 결과 출산율이 1993년 유럽 최저수준인 1.66명에서 최근 2.01명으로 올라섰다.

둘째 육아가 여성의 사회활동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사회가 배려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생활 욕구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출산 후 능력 있는 여성들이 육아문제 등으로 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출산을 하지 않기로 부부가 합의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국가와 기업 그리고 사회단체가 지원정책을 펴야 이들이 기꺼이 아이를 낳을 것이다.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아이를 많이 낳으라'는 말은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배려책이 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장기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아기의 탄생이 주는 축복과 행복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크다. 삶의 힘든 여정에서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할 힘을 주는 것이 바로 아이다. 출산은 삶의 가장 큰 축복인 것이다. 당장은 기업의 생산성에 부담이 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가족이라는 '동기부여 요소'는 생산성을 배가시킨다. 출산은 삶의 질을 높여주고 행복감과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지친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갔을 때,아빠 왔다고 환하게 웃음지으며 아장아장 걸어오던 내 아이와 그 날의 행복감을 필자는 잊지 못한다. 이 커다란 행복과 인생의 활력을 포기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

노학영 < 코스닥협회장 · 리노스 대표이사 hyroh@kosdaqc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