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채소값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채소 주산지인 강원도 고랭지의 기온이 크게 올라가지 않아 채소 출하량이 늘어난 상태에서 추석 대목 특수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20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전국 주요 도매시장에서 조선애호박 상품(上品) 8㎏은 1만2600원으로 1주일 전에 비해 40.0% 떨어졌다. 1개월 전보다 61.1%,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73.8% 하락했다. 주키니 품종 10㎏(9000원)도 최근 1주일간 22.4%,한 달 전에 비해선 76% 넘게 내렸다.

시금치 값도 크게 떨어졌다. 상품 4㎏ 도매가격은 1만9000원으로 1주일 전에 비해 37.9% 싸졌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하락률이 58%에 이른다.

오이값도 낙폭이 큰 편이다. 1주일 전 2만6333원이던 취청 품종 20㎏의 평균 도매가격은 2만2000원으로 하락했다. 한 달 전(6만3800원)과 비교하면 65%,작년 이맘때(8만2000원)에 비해선 73% 이상 낮아졌다. 가시 품종 오이 20㎏도 최근 1주일 새 하락률이 19.3%,한 달간 하락률은 50.2%에 달했다.

핵심 채소 품목인 배추와 무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1주일 전 1100원이던 배추 1㎏ 상품 도매가는 20% 내린 880원에 거래됐다. 작년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51.1% 싼 가격이다. 평년 가격(977원)보다도 낮아졌다.

무 1㎏도 1주일 새 32.5% 떨어진 810원에 팔리고 있다. 작년 동기에 비해선 31%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적상추 상품 4㎏은 1만4600원으로 1주일 새 5.2% 하락하며 한 달간 하락률이 58%를 넘어섰다. 풋고추 10㎏(3만5000원)도 1주일간 41.4% 내렸다.

작년과 달리 채소값이 안정을 보이고 있는 것은 올여름 기후가 상대적으로 덜 무더웠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강원도 고랭지가 작년과 달리 비교적 시원한 날씨가 이어졌다"며 "배추 등의 주요 채소 중심부가 고온에 녹아내리는 '꿀통' 현상도 생겨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 김장 배추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이 관계자는 전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